“수사권 조정 후 사회적 약자 보호 공백 우려”…경찰개혁 목소리 쏟아져

“수사권 조정으로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닫혔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진양희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는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 국민경청회에서 이 같은 우려를 전했다. 진 대표는 “(피해자보호) 전문 인력이 (장기) 근속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가 수사관 교체 요청을 하면 ‘유난을 떤다’는 인식으로 2차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 연계 등 구조제도도 내부적으로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와 무책임을 지적하며 개혁 기구 구상에 대한 발언을 한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입구의 모습. 남정탁 기자

 

이날 경청회에서는 범죄피해자 및 여성, 청소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관련 단체, 실종자 가족 등이 다음달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경찰에 수사력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전지혜 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수사 현장에서 만난 경찰의 법률지식이 부족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전 변호사는 “얼마 전에 맡은 사건에서 사기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피해규모가 커 경찰에 고소를 문의하니 수사관이 ‘어렵다’라는 말만 하더라”라며 “재산범죄 경우 피해자가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문법적인 법률 소양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일선서에서는 금품, 골프접대를 해야 수사에 성공한다는 소문이 들려온다”며 “경찰만큼은 전관이 통하지 않고 증거 법리로 평가한다는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매매 수사를 사이버수사와 여성청소년수사 부서에서 나눠서 하는 문제를 꼬집었다. 조 대표는 “아동성매매 사건은 디지털을 매개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며 “사이버수사는 아동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여성청소년수사는 디지털기술이 부족해 사건을 떠넘기거나 사건이 공전하고 있다”며 “이 분절을 정리하기 위해 사이버 여청 전담 수사대를 경찰청, 시도청에 설치해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경찰청 경청회를 출발점으로 11월까지 시도청별 순회 경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온라인으로도 국민경청 창구가 운영된다. 여기서 제기된 의견들은 소관부서의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개혁과제로 발전하고 12월 중순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개혁 100일 보고회’에서 공개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개혁의 답은 경찰 내부에만 있지 않고 국민의 삶 속에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가 제도와 정책을 바꾸고 현장의 관행을 개선해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