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공항 ‘당일 짐배송’ 택배와 묶어 발주…두 번 유찰 뒤 수의계약

T2 두 차례 유찰 뒤 수의계약
제주공항은 짐배송업체도 입찰 허용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23년 제2여객터미널(T2) 새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당일 짐배송’을 기존 택배·수하물보관 사업과 하나의 사업권으로 묶어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차례 공개입찰이 모두 유찰된 뒤 기존 사업자인 한진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짐배송 업체에도 입찰 기회를 열어둔 다른 공항과 달리 참가자격을 택배사업자로 제한해 경쟁을 좁혔고, 가격·선택권 등 이용객 편익도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용객들이 수하물을 싣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2023년 T2 새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기존 택배·수하물보관 사업에 ‘당일 짐배송’ 서비스를 새로 추가했다. 당일 짐배송은 공항과 집·숙소 등 지정 장소 사이에서 캐리어 등을 당일 보내주는 서비스로, 기존 T2 사업에는 없었다.

 

공사가 당시 작성한 ‘T2 택배·수하물보관시설 운영사업 신규 사업자 선정계획’을 보면 택배와 당일 짐배송, 수하물보관, 포장, 캐리어판매, 귀중품보관 등 6개 서비스를 하나의 사업권으로 묶어 한 사업자가 맡도록 했다. 계약기간은 기본 5년에 5년 연장이 가능해 최장 10년이다.

 

입찰 참가 자격은 택배서비스사업자로 제한됐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 따라 등록된 택배서비스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었고 공동계약이나 공동입찰도 허용하지 않았다. 택배사업자 자격이 없는 짐배송 전문업체는 단독 입찰은 물론 공동입찰도 할 수 없었다.

사진=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입찰 참여 업체 수도 줄었다. 2017년 T2 사업자 선정에는 3개사가 참여했지만, 2023년 10월과 11월 입찰에는 각각 1개사만 참여해 두 차례 모두 유찰됐다. 결국 공사는 기존 사업자인 한진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현재 계약은 2030년 12월까지다.

 

제주공항은 입찰 참가 자격을 더 넓게 뒀다. 한국공항공사는 2022년 제주공항 수하물보관·짐배송 사업자 선정 때 택배업체뿐 아니라 짐배송 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3개 업체가 응찰했다. 현재 짐배송 요금도 차이가 있다. 한진이 운영하는 인천공항 T2의 당일 짐배송 요금은 서울 지역 화물용 캐리어 기준 3만원이다. 제주공항은 ‘짐캐리’ 기준 M사이즈 캐리어 배송료가 1만6000원부터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용객 편의와 사업권 활성화를 위해 당일 짐배송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공사 내부 계획에도 이를 ‘택배 시장 신규 수요’로 보고 여객 편의와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인천공항 T1·T2의 당일 짐배송 이용 건수는 모두 1만1918건이었다.

 

모경종 의원은 “택배와 전혀 다른 신산업을 택배 사업권에 끼워 넣어 최장 10년짜리 독점권으로 만들고, 두 번 유찰돼도 묶음을 풀지 않았다”며 “사업자가 하나뿐이니 가격은 내려갈 이유가 없고 실적은 하루 33건에 머물러 여행객의 후생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스스로 독점 구조를 설계한 셈”이라며 “인천공항공사는 당일 짐배송을 왜 택배에 묶었는지 원인을 분석해 분리발주를 검토하고, 2027년 5월 계약이 끝나는 한국공항공사 6개 공항부터 분리·복수 사업자 발주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