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커피·차 즐겼는데…식도암 위험 3배, 한국 환자 10명 중 9명 [내 몸의 경고등]

입천장 데일 듯한 65도 이상 음료, 섭취 잦을수록 식도암 발병 위험 3배 상승
하루 6잔 이상 다량 음용 자체도 독립 위험 요인…음료 종류 아닌 온도가 핵심
국내 환자 10명 중 9명이 열 손상에 취약한 ‘편평세포암’…식혀 마시기 필수

갓 내린 차나 커피를 식히지 않고 바로 마시는 습관이 식도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대규모 추적 관찰 결과가 나왔다.

 

최근 연구에서는 음료를 매우 뜨겁게 마시는 습관이 식도편평세포암 위험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unsplash

음료를 ‘매우 뜨겁게’ 마시는 사람은 ‘따뜻하게’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편평세포암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식도선암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97만명 분석…‘매우 뜨겁게’ 마시면 식도암 위험 3.17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은 성인 97만7282명을 대상으로 음료 온도와 섭취 빈도가 식도암에 미치는 영향을 최장 14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캔서’에 실렸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하루 음용량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음료를 ‘매우 뜨겁게’ 마시는 집단의 식도편평세포암 발생 위험은 ‘따뜻하게’ 마시는 집단보다 3.17배 높았다. ‘뜨겁게’ 마신다고 답한 집단 역시 위험도가 1.69배 상승했다.

 

음용 빈도 역시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음료 온도를 보정한 상태에서도 차나 커피를 하루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6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편평세포암 위험이 71%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65도를 넘는 음료를 인체 발암 추정 물질(2A군)로 지정하고 있다.

 

뜨거운 커피와 차를 마실 때 식도가 반복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는 식도편평세포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식도는 위장과 달리 보호 점막이 얇아 65도 이상의 고온 액체가 반복적으로 닿으면 열 손상을 입고 만성 염증과 세포 돌연변이로 이어진다. 커피나 차에 든 특정 성분이 문제가 아닌 입천장을 자극하는 물리적 온도 자체가 암세포를 깨우는 셈이다.

 

◆국내 식도암 91.5% ‘편평세포암’…한국인이 더 위험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식도암 환자의 91.5%(2874건)는 편평세포암이다. 서구권에서 비만과 위식도역류로 인해 주로 생기는 선암(2.2%)과 달리, 한국인은 물리적 자극과 열 손상에 취약한 암세포 유형이 압도적으로 많다.

 

연구팀은 음료 온도를 ‘매우 뜨겁게’에서 ‘뜨겁게’로 한 단계만 낮춰도 식도편평세포암 발생의 약 14%를 줄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갓 내린 커피나 차는 70~80도에 달해, 3~5분 식힌 뒤 마시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