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과 춤·열기 속으로…11일간의 춤판, 안동으로 오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4일 팡파르
대동난장·글로벌 퍼레이드 등
부용대 절벽을 물들이는 선유줄불놀이

가을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는 24일부터 10월4일까지 11일간 경북 안동 전역이 뜨겁고 흥겨운 세계인들의 축제장으로 변모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민국 글로벌 축제로 선정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26’이 중앙선1942안동역과 탈춤공원, 하회마을,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된다.

 

20일 안동시에 따르면 올해 축제의 주제는 ‘가면의 기억, 모두의 춤’이다. 탈 속에 담긴 공동체의 수많은 기억을 흥겨운 춤으로 풀어내며 일상을 벗어나 낯선 이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자유와 축제의 참맛을 선사한다.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안동시 제공

◆세계 23개국이 펼치는 가면무도회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23개국 27개 해외 공연단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전통탈춤 17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인다. 하회별신굿탈놀이부터 봉산탈춤, 강령탈춤은 물론 이국적인 해외 가면극까지 대형 무대에서 역동적인 에너지를 표출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글로벌 마스크 퍼레이드와 매일 밤 열리는 대동난장이다. 관람객을 단순한 청중이 아닌 축제의 주역으로 만든다. 버스킹 무대에서 ‘탈랄라 댄스’를 배운 뒤 퍼레이드 대열에 합류하면 잊지 못할 해방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개막식은 25일 오후 7시 중앙선1942안동역 메인무대에서 열린다.

 

26일 열리는 ‘말레이시아 주빈국의 날’에는 보르네오섬 사바주 공식대표단과 공연단이 참가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와의 합동 공연은 물론 사바주 문화관에서 전통 탈과 공예품, 미식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가을밤을 수놓는 야경의 정수, 선유줄불놀이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 사이에서 펼쳐지는 ‘선유줄불놀이’는 축제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을 완성한다. 줄불과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낙화, 강물 위의 뱃놀이가 어우러진 가을밤의 풍경은 26일과 10월3일, 10월4일 단 세 차례만 감상할 수 있다.

 

선유줄불놀이는 조선 시대 양반층이 즐기던 유교적 풍류 문화와 불놀이가 결합된 전통 민속놀이다. 단순한 불꽃 감상을 넘어 낙동강의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 뱃놀이와 시회가 한데 어우러지는 고품격 야간 연행 예술로 평가받는다. 선유줄불놀이는 크게 줄불과 낙화, 달걀불, 선유 등 네 가지 전통 연출 요소로 나뉜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줄불은 소나무 숯가루를 넣은 한지 봉지를 길게 꼰 새끼줄에 수백 개씩 매달아 공중에 띄우는 방식이다. 부용대 절벽 정상에서 낙동강 건너 소나무 숲인 만송정까지 연결된 줄을 따라 숯불이 타 들어가면 밤하늘에서 붉은 불꽃 비가 강물 위로 끊임없이 내리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이어 놀이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낙화가 이어진다. 높이 60m에 달하는 부용대 절벽 위에서 굵은 소나무 가지 묶음에 불을 붙인 뒤 절벽 아래 강물로 떨어뜨리는 연출이다.

 

강물 위에는 잔잔한 달걀불이 운치를 더한다. 달걀 껍질이나 조롱박에 기름을 붓고 심지에 불을 붙여 흘려보내는 달걀불은 수십 개의 은은한 불빛이 되어 강물을 따라 유유히 떠내려가며 그윽한 야경을 선사한다. 이 모든 불의 연향은 강 위에 배를 띄우고 가야금과 퉁소 연주를 들으며 시를 읊는 뱃놀이인 선유와 어우러지며 비로소 완성을 이룬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안동시 제공

◆도심 전체로 번진 축제의 열기

 

축제의 무대는 행사장 안에만 갇히지 않는다. 구시장과 신시장, 북문시장 등 정겨운 전통시장 곳곳에서 시장놀이패 ‘시장가면’과 ‘탈춤외전’이 펼쳐진다. 안동찜닭과 간고등어 등 지역 대표 먹거리를 즐기며 상인, 시민과 함께 어울리는 정겨운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세계창작탈공모전 수상작 40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도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세계탈전시관과 동아시아 문화도시 탈 전시를 비롯해 안동 전통주 박람회, 마스크 아뜰리에 등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도 축제장 곳곳에서 운영된다. 탈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춤추고, 공연에 참여하며 축제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탈 하나를 쓰고 안동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은 그 자체로 특별한 추억이자 자유로운 여정이 될 것”이라며 “축제장과 원도심, 전통시장, 하회마을까지 이어지는 안동의 다양한 매력을 즐기며 특별한 가을의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