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의 주차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만차 일수를 집계한 공항에서는 지난해 주차장이 가득 찬 날이 연간 1000일을 넘어섰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500일을 넘었다. 공항 이용객 증가로 주차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주차면은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부 공항은 이용객이 늘어난 예약주차 서비스를 오히려 중단했고, 만차 때 대기 차량 규모조차 파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차 일수를 집계한 공항들의 만차 발생 일수를 합산하면 2024년 1033일에서 지난해 1150일로 11.3% 증가했다. 올해는 6월까지 이미 509일을 기록했다. 같은 날 여러 공항에서 만차가 발생하면 공항별로 각각 하루로 계산한 수치다.
특히 김해공항의 주차난이 두드러졌다. 김해공항은 2023년에는 만차가 51일 발생했지만 2024년 309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267일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 181일 가운데 123일, 약 사흘 중 이틀 꼴로 주차장이 가득찼다. 2024년과 지난해 모두 공사가 만차 일수를 집계한 공항 중 가장 많았다.
주차장 이용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김해공항 주차장 이용률은 2023년 73.7%에서 2024년 78.9%, 지난해 84.4%, 올해 1∼7월 84.8%로 상승했다. 올해 한국공항공사 운영 공항의 평균 이용률 71.3%보다 13.5%포인트 높다. 청주공항도 올해 이용률이 84.3%, 광주공항은 87.6%에 달했다.
하지만 주차시설 확충 속도는 더뎠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공항의 주차면은 2021년 3만5572면에서 올해 8월 3만6681면으로 5년간 1109면, 3.1% 늘었다. 김해공항은 같은 기간 6776면에서 6891면으로 115면,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혼잡을 분산하기 위한 예약주차 서비스도 일부 공항에서는 중단됐다. 김해공항 예약주차 이용 차량은 2023년 5만4931대에서 2024년 6만5413대, 지난해 9만4013대로 2년 만에 71.1% 늘었다. 하지만 한국공항공사는 올해 1월부터 김해공항의 예약주차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청주공항은 2021년 7월, 대구공항은 2023년 4월부터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주차장 밖에서 발생하는 혼잡 규모를 파악할 기초 통계도 없다. 한국공항공사는 만차 발생 시 차량의 입차 대기가 발생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기 차량 대수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미애 의원은 “공항 이용객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주차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김해공항만 해도 예약제를 폐지한 이후에도 만차가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차난은 공항 이용객의 불편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가 공항별 수요 전망에 맞춘 주차·교통 대책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