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관과 연계된 조직이 국내 현역 군인들에게 접근해 군사기밀을 빼내려 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법부의 중형 선고가 잇따르고 있다. 군사기밀 탐지를 시도한 중국인이 실형을 확정받은 데 이어, 돈을 받고 한미연합연습 자료 등을 넘긴 현역 병사에게도 징역형의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달 일반이적과 군기누설, 부정처사후수뢰,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육군 병장 출신 A씨 상고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1907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성명불상 중국인과 연락을 주고받다 2024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그를 만났다. 중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자처한 인물로부터 비공개 군사자료를 요구받은 A씨는 이를 수락한 뒤, 이듬해 2월까지 7차례에 걸쳐 약 1726만원을 받고 한미연합연습, 유엔사 관련 자료, 한국군 단독 훈련자료 등 군사상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군사상 기밀 촬영이 어렵다고 토로한 뒤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를 전달받아 기밀을 촬영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군사법원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A씨는 2심인 서울고법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1907만원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현역 군인으로서 군사상 기밀을 외부에 누설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고,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수행해 죄질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 군인들에게 접근해 직접 군사기밀을 빼돌리려 한 중국인에게도 중형이 확정되기도 했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중국인 B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457만7000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는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국 요원과 공모해 2024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5차례에 걸쳐 현역 군인들에게 접근해 군사기밀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았다.
B씨 등이 속한 중국 정보조직 ‘켄 제이크(Ken Jake)’는 SNS 오픈채팅방에서 돈을 주겠다며 현역 군인들에게 접근했고, 한미 연합훈련이나 2·3급 군사비밀 등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다. 이들은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 등 특수장비를 보내고 특정 장소에서 비대면으로 자료와 대가를 주고받는 수법을 썼다.
B씨는 지난해 3월 군인으로 위장한 국군방첩사령부 수사관에게 덜미를 잡혀 체포된 뒤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대한민국 군사기밀을 탐지한다는 확정적 의사로 수회 입국해 대한민국 국민과 접촉한 것은 대한민국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고, 항소심과 대법원 역시 징역 5년형을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