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엔 강아지 못 데려가고 맡길 곳은 마땅찮고…추석이 막막한 반려인들

반려인구 1500만 시대…추석 반려동물 돌봄 공백 어쩌나
명절마다 반복되는 유실·유기 문제…지자체 돌봄쉼터 운영

말티즈 한 마리를 키우는 김희원(25)씨는 올해 추석에도 먼 곳으로 떠나지 않을 계획이다. 집에 홀로 남을 반려견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김씨는 “항상 강아지를 맡길 곳이 별로 없어서 연휴에도 놀러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강아지 동반 펜션만 갔다”면서 “지역에서는 잘 되어 있는 사설 시설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복 입은 강아지. 클립아트코리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반려견과 함께 귀성하거나 여행하기 어려운 보호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려견을 맡길 사설 시설을 알아보자니 적지 않은 품이 들고 위탁 비용도 부담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추석 돌봄쉼터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한정된 수용 규모로 신청자를 모두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23일 KB금융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인구는 전체 인구의 30%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여전히 보호자들은 명절마다 반려동물을 맡길 곳을 찾지 못해 고민이다. 한 보호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추석에 여행을 가서 며칠 집을 비우게 됐는데 키우는 강아지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고민”이라며 “호텔에 보내자니 연휴라 꽤 비싸고 낯선 곳에 혼자 두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5살 시츄를 키우고 있다는 또 다른 보호자도 “추석을 맞이해서 부득이하게 외가에 1박 2일 여정이 잡혔다”면서 “여러 교통편을 알아봤는데 아직 이동장 케이스에 장시간 있는 걸 힘들어해서 하루만 아이를 맡아주실 분을 찾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추석에 시댁에 반려견을 데려갈 수 없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유기견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문제는 명절의 반려동물 돌봄 공백이 반려동물 유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휴 동안 적지 않은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24년 추석 연휴 5일간 전국에서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612마리였다. 연휴가 하루 더 길었던 2023년 추석에는 6일간 1000마리가 구조됐다.

 

이에 따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명절 기간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덜고 반려동물 유기를 예방하기 위해 돌봄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2018년 추석 전국 지자체 최초로 명절 반려견 돌봄 쉼터를 도입했다. 귀성을 앞둔 보호자의 위탁 부담을 덜고 연휴 기간 반려동물 유기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노원구는 올해 추석에도 반려견 30마리를 대상으로 돌봄 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명절에 장기간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서 유기견 발생이 조금씩 늘어났었다”며 “그 문제 때문에 구청에서 반려인들의 위탁비 등 부담을 줄이고자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등록된 반려동물이 가장 많은 강남구는 23일부터 10월5일까지 반려견 50마리를 대상으로 최대 5일간 무료 돌봄을 제공한다. 노원구가 구청 대강당에 돌봄 쉼터를 마련하는 것과 달리 강남구는 선정된 반려견을 지정 동물위탁 전문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다만 각 지자체에서 쉼터를 이용하려는 신청자를 모두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설의 크기와 케이지 수 등에 한계가 있어서다. 서울 서대문구 소속의 ‘내품애센터’는 올해 설에 이어 추석에도 반려견 돌봄쉼터를 운영하지만 하루 최대 10마리만 수용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한정적으로 받아야 하니까 신청자가 많아도 다 이용할 수는 없다”면서 “(신청자가) 너무 많아서 순위를 정해 개별적 연락을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