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또 충돌한 中·필리핀…“네가 들이받았다” 책임 공방

필리핀 “中 해경선이 항로 가로질러”
중국은 “고의로 진로 바꿔”
사비나 암초 둘러싼 대치 격화
양국 해상 충돌 잇따라

중국 해경선과 필리핀 정부 선박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또 충돌했다. 양측은 상대방이 위험한 기동으로 충돌을 일으켰다며 책임을 서로 떠넘겼다.

 

18일 중국 해경과 필리핀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필리핀명 칼라얀·중국명 난사) 군도의 사비나 암초(필리핀명 에스코다·중국명 셴빈자오) 인근에서 필리핀 수산청 소속 선박 MMOV 3015과 중국 해경선 CCG-21585가 충돌했다.

18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정부 선박과 충돌한 중국 해경선 21585 함정. 연합=필리핀 해안경비대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자국 선박이 팔라완 해안에서 약 54해리(100㎞) 떨어진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현지 어민들에게 연료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중국 해경선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의 항로를 가로지른 뒤 다시 위험한 기동을 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는 게 필리핀 측 주장이다.

 

필리핀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중국 해경선은 오전 11시4분 필리핀 선박의 선미 약 10m 뒤를 가로질러 지나갔고, 9분 뒤 같은 기동을 반복하다 필리핀 선박과 접촉했다. 충돌로 필리핀 선박 우현의 난간과 금속 지지대 등이 파손됐다. 필리핀 측은 중국 해경의 행위가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s)과 유엔해양법협약(UNCLOS), 2016년 남중국해 중재판정 등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정반대 주장을 내놨다. 중국 해경은 이날 필리핀 선박이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고의로 항로를 바꾼 뒤 갑자기 가속해 중국 해경선 선수 앞으로 가로질러 충돌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돌의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필리핀에 해상 도발과 허위 서사 유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의 사비나 암초와 스카버러 암초, 세컨드 토머스 암초 등을 둘러싸고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필리핀은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른 자국의 해양 권리를 근거로 맞서고 있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주장하는 ‘역사적 권리’가 유엔해양법협약상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필리핀은 미국·일본 등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며 공동 순찰과 군사 훈련을 확대해왔고, 중국은 이를 역외 세력의 개입이라고 비판하면서 남중국해에서 해·공군 활동을 늘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