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집값 상승의 책임을 전임 정부와 서울시에 돌린 데 대해 “대통령 스스로 잘못된 확신에 갇혀 현실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머릿속부터 완전히 리셋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세훈 탓을 해도 좋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통령께서 주택이 착공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지 모르실 리 없다”며 “서울 전역의 재개발·재건축을 모조리 해제하며 그 과정을 통째로 날려버린 분이 박원순 시장이라는 것은 대통령께서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을 묻는 말에 “단기적 원인으로 보면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 그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 시장과 야권을 겨냥해 “2022년은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이기도 하다”며 “돌아가신 박 시장 때문이라고 핑계 대는 분도 계신다”고 꼬집었다.
이에 오 시장은 “서울시가 대통령께 제출한 재개발·재건축 경과 보고서를 제대로 들여다보기만 했어도 오늘 같은 말씀은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민선 8기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다가 이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데이터만 확인해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집값 폭등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두고서도 “토허제 재지정 이후 다시 안정세로 접어들었던 집값이 뛰기 시작한 시점 역시 대통령 취임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 팩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 집값 상승이 오세훈 때문이라면, 저는 왜 다시 당선됐고 서울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왜 계속 하락하고 있겠나”라며 “오세훈 탓을 얼마든지 하셔도 좋다. 그러나 제발 지금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 세계’에 대한 인식만이라도 제대로 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강남권의 가격 하락과 서울 외곽의 상승세를 가격의 ‘평탄화’ 과정으로 평가한 데 대해서는 “강남 몇 곳의 주춤한 가격만 보고 ‘희망회로’를 돌려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께서는 안타깝게도 일부 데이터에만 기대를 걸고 계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대출이 안 되니 집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전세마저 씨가 말라가면서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서울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있다”며 “청년들을 서울 밖으로 밀어내고 중산층의 내 집 마련 희망을 끊어놓는 것이 균형발전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들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면 전환하겠다’는 답변 대신 ‘이게 다 오세훈 때문이다’라는 남 탓만 들은 셈”이라며 “오세훈 탓을 백 번 하셔도 좋다. 대신 단 한 번만이라도 집을 구하지 못해 좌절하는 청년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신혼부부의 현실을 제대로 봐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