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서 물러난다…아들 하워드가 후임

96세 버핏, 명예회장으로 이사회 활동은 계속
올해 초 CEO 넘겨받은 그렉 아벨, 경영 총괄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96)이 50년 넘게 맡아온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

 

18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즉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Chairman Emeritus)이 된다고 밝혔다. 버핏의 장남인 하워드 G 버핏(71)이 새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워런 버핏 버크셔 의장. AP연합

 

다만 버핏은 회사와 완전히 결별하지 않는다. 명예회장으로서 이사회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회사에 자신의 판단과 조언을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버핏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의 퇴임과 관련해 “시간은 항상 승리한다. 하지만 시간은 나에게 관대했다”는 취지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이 버크셔의 미래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확신하고 있으며, 회사가 “훌륭한 손에 있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앞으로도 버크셔의 주주로 남겠다고 밝혔다. 하워드 버핏은 1993년부터 버크셔 이사로 활동해왔다. 1999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재단인 하워드 G 버핏 재단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기아와 분쟁 완화 등을 포함한 국제적 인도주의·보전 사업을 지원해왔으며, 과거에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기아 퇴치 친선대사로도 활동했다.

 

이번 인사는 버크셔의 장기적인 승계 계획에 따른 것이다. 버핏은 지난해 5월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고, 올해 1월1일부터 그렉 아벨(63)에게 CEO직을 넘겼다. 아벨은 버크셔의 비보험 사업을 총괄하는 부회장을 맡아왔으며, 2018년부터 이사로도 활동했다.

 

아벨은 이날 성명에서 버핏이 버크셔에 구축한 기업문화와 그가 강조해온 가치가 회사의 중심에 계속 남을 것이라며 하워드 버핏이 이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버크셔의 경영과 이사회 감독 역할은 사실상 분리된다. 아벨이 최고경영자로서 회사의 일상적인 경영과 자본 배분을 책임지고, 하워드 버핏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기업의 문화와 장기적인 방향을 관리하는 구조다.

 

버핏은 1965년부터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사를 둔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며 연평균 19.7%의 복리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 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10.5%였다. 버크셔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 달러를 웃돈다. 그가 회장으로 재임한 기간만 1970년부터 56년에 이른다. CEO까지 겸임한 기간도 2025년 말까지 50년을 넘는다. AP통신은 이번 퇴임으로 버핏이 50년 넘게 맡아온 회장직에서 내려오게 됐다고 전했다.

 

버핏의 투자 성과는 버크셔의 성장 과정과 함께 평가돼 왔다. 버크셔는 장기간 우량 기업에 투자하고 보험 사업에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장했으며, 버핏은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와 자본 배분을 중시하는 투자 방식으로 유명해졌다. 

 

이번 결정은 버크셔가 본격적인 ‘포스트 버핏’ 시대에 들어섰음을 공식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버핏이 이사회에 계속 남는 만큼 당분간 그의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버크셔의 기업문화와 주요 투자 원칙에 관한 그의 조언은 계속 회사에 전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