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팝 보러 한국 오라더니"…해외 팬 3명 중 1명 울린 ‘티켓팅 지옥’

1211명 예매 난항…50%가 시스템 오류, 대량 구매도 15.4%
K팝 해외 팬 평균 18.8회 관람…반복 관람하는 ‘충성 팬층’ 형성
방한 의향자 1만955명 중 9272명…“한국서 콘서트 보고 싶다”
한류 관광객 국내 지출 11억2413만달러…숙박·쇼핑으로 소비 확장

세계인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인 K-POP이 정작 외국인 팬들에게는 공연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높은 예매 장벽을 세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 팬 3명 중 1명이 한국에서 열리는 K-POP 공연 티켓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시갑)이 한국관광공사(KTO·사장 박성혁)의 K-POP 한류 팬덤 조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티켓 구매 문항에 응답한 K-POP 팬 3604명 가운데 33.6%인 1211명이 티켓 구매가 ‘어렵다’고 답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임오경 의원실 제공

특히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팬들의 경우 36.4%가 티켓 구매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방한 경험이 없는 팬의 29.1%보다 7.3%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미 한국을 찾은 경험이 있는 해외 팬들에게도 공연 예매가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문제는 예매 시스템이었다. 티켓 구매가 어렵다고 답한 1211명 가운데 50%가 ‘동시 접속자가 많아 발생하는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꼽았다. 이어 ‘업체 대량구매로 인한 개인 구매물량 부족’ 15.4%, ‘느린 인터넷 속도’ 9.2% 순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조사 대상이 단순한 일회성 관광객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사 대상 K-POP 팬들의 콘서트 평균 관람 횟수는 18.8회였다. 11회 이상 공연을 관람한 팬도 약 42%에 달했다. K-POP 공연을 여러 차례 찾는 반복 관람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을 찾을 잠재 수요도 적지 않았다. 향후 방한 의향이 있거나 ‘보통’이라고 답한 1만955명 가운데 84.6%인 9272명이 한국에서 K-POP 콘서트를 관람하고 싶다고 답했다.

 

과거 한국관광공사 조사에서도 한류관광객은 일반 쇼핑과 숙박, 식음료 등에 상당한 지출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기준 한류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1007달러로 추정됐고, 전체 한류관광객의 국내 지출 규모는 약 11억2413만달러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티켓 예매 문제는 비단 공연업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K-POP 공연을 계기로 외국인을 한국으로 유치하고 숙박·쇼핑·외식·지역관광 등으로 소비를 확장하려면, 공연 티켓을 원활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부터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 의원은 티켓 판매 자체는 한국관광공사의 직접적인 업무가 아니더라도 외국인 팬의 예매 실패가 방한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관광 장벽이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기관과 업계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연업계, 예매사업자가 협력해 외국인 팬이 공식 판매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외국인 결제와 다국어 예매정보 제공 과정에서 어떤 불편이 발생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오경 의원실 제공

아울러 임 의원은 K-POP 공연을 관광의 종착점이 아니라 ‘방한의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공연장만 찾았다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연 전후의 동선을 관광 상품과 지역 콘텐츠로 연결해 체류와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K-POP 팬덤의 소비력이 관광산업 전반으로 이어진다면 공연 티켓 역시 단순한 관람 상품을 넘어 숙박·쇼핑·외식·지역관광으로 소비를 연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의원은 “K-POP으로 한국에 오라고 홍보하면서 정작 티켓을 구하는 단계부터 외국인 3명 중 1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티켓 구매부터 공연 관람, 숙박과 지역관광까지 하나의 관광 흐름으로 연결해 불편을 줄이고, K-POP의 인기가 실질적인 방한과 관광소비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