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밥이 달라졌다…버거·성심당까지 들어온 병영식당

군 급식에 민간 단체급식 업체의 운영 방식과 외식 브랜드가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조리와 배식, 위생관리 시스템을 민간 방식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버거와 유명 빵집, 외식 프랜차이즈 메뉴까지 병영식당에 등장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수도방위사령부 급양관계관을 대상으로 민간 단체급식 운영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수도방위사령부 물자계획장교와 군수처 관계자, 영양사, 조리병 등이 참여했다.

 

CJ프레시웨이는 위탁급식 운영 시스템을 비롯해 식중독 예방을 위한 위생관리 기준, 메뉴 구성과 조리·배식 노하우를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본사 구내식당 ‘그린테리아’의 주방 동선과 배식 운영 방식도 살펴봤다. 이어 불고기파스타샐러드, 망고크림새우, 허브치킨타코 등 장병 선호도와 영양 균형을 고려한 메뉴를 시식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미 공군작전사령부 근무지원단과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육군 제1수송교육연대, 해병대 제1사단 등에서 단체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공군 민간위탁급식 성과평가에서는 CJ프레시웨이가 운영하는 공군작전사령부 근무지원단이 전체 부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병영식당에 외식 브랜드 자체가 들어오는 사례도 나왔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풀무원푸드앤컬처와 손잡고 전북 임실 육군 제35사단 신병교육대대 식당에서 급식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장병이 사전에 신청하면 저녁 식사로 제공하며 한 식당에서 하루 최대 250식을 공급한다. 기존 급식 대신 노브랜드 버거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한 달가량 운영한 결과 준비한 물량이 매회 거의 소진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가 병사식당의 정식 급식 형태로 들어간 첫 사례다.

 

삼성웰스토리는 군 급식을 장병 특성에 맞춘 식단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는 육군3사관학교는 올해 육군본부가 민간위탁급식을 운영하는 전국 육군 19개 부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최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됐다. 만족도와 영양 균형, 식단 조화, 위생, 협조성, 계약 이행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훈련과 체력단련이 많은 생도의 특성을 고려해 고단백 중심 식단을 구성하고, 매주 메뉴 편성 회의를 통해 외식 트렌드와 장병 선호 메뉴를 반영한 점이 특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24년 육군사관학교를 시작으로 육군3사관학교에 이어 지난해 육군훈련소 30연대 급식 운영까지 맡으며 군 사업을 넓혔다.

 

외부 콘텐츠와 브랜드를 급식에 접목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4월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협업한 메뉴를 군 급식 사업장에서 선보였다.

 

아워홈은 유명 지역 맛집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워홈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을 비롯한 외부 브랜드와 협업한 특식을 제공했다. 해당 부대에서 정기 급식 운영 평가 ‘우수’를 받고 장병 만족도 조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과 제16·18전투비행단 병영식당 운영권도 추가로 확보했다.

 

군 전용 식자재 브랜드 ‘오로카(OHROKA)’도 운영하고 있다. 군 전용 제품 개발과 조리 인력 효율화, 브런치·테이크아웃·대체 식단 등 일반 구내식당에서 활용해 온 방식을 군 급식에 적용하는 전략이다.

 

본푸드서비스의 단체급식 브랜드 본우리집밥도 올해 육군 특수전학교 병사식당 운영을 시작하며 외식 브랜드 메뉴를 들여왔다. 투다리와 스테프 핫도그 등과 협업한 메뉴를 식단에 포함해 기존 병영식과 차별화했다. 본우리집밥은 일반 단체급식 사업장에서도 ‘브랜드 데이’를 통해 투다리 김치우동 등 외식 메뉴를 급식으로 제공해왔다.

 

군 급식에 민간 기업이 들어오는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2022년부터 민간위탁을 확대해 왔으며 2025년에는 49개 부대, 약 5만8000명을 대상으로 민간위탁 급식을 운영했다. 올해 군인복무기본정책 시행계획에도 민간위탁 확대와 급식 혁신 시범사업이 포함됐다.

 

경쟁의 기준도 바뀌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많은 인원의 식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장병이 실제로 먹고 싶은 메뉴를 얼마나 다양하게 내놓느냐가 중요해졌다.

 

버거와 유명 빵집, 외식 브랜드 협업 메뉴가 병영식당에 들어오고 민간 급식업체의 위생·메뉴 관리 방식까지 군이 직접 벤치마킹하는 이유다. 군 급식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도 단순한 식자재 공급에서 메뉴와 브랜드, 서비스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