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사퇴하면서 법무부 장관 인선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10월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앞두고 법무부에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리더십 부재가 길어지며 새로운 형사제도 연착륙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10월2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조직 개편과 하위법령 정비를 논의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검사의 수사권은 전면 폐지되고 검찰청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맡는다. 검찰청은 법무부 산하 공소청으로 전환돼 공소청 검사가 기소와 공소유지 등 업무를 수행한다.
형사사법체계의 큰 변화를 앞두고 법무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위 법령과 실무 절차 등을 내놓고 있지만 법무부 장관의 부재 속에서 이마저도 지속 반발에 마주하는 상황이다.
◆공소청 직제안·수사준칙, 여권 반발 직면
우선 법무부는 4일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검토하고 부실 수사가 확인되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공소청 직제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사법통제부 명칭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과하다”며 보완을 지시해 ‘불송치 사건 심사부’ 등의 명칭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2293명인 현행 검사 정원을 유지한 부분도 수정을 지시해 법무부가 축소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여권에서는 공소청 직제안의 일부 조항을 두고 ‘검사가 수사할 여지를 남겨뒀다’는 등의 이유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공소청 직제안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 협력을 전담하는 ‘특별사법경찰협력과’를 두고 검사가 특사경에 대한 지도·조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특사경은 원칙적으로 검사의 지도·조언을 존중해 수사에 반영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지도·조언에 응하지 않으면 검사는 미진한 부분을 추가로 수사하도록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수사상 문제를 바로잡도록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특사경 같은 경우 원안은 검찰이 지원하는, 핸들링하는 형태로 돼 있었다. 대통령이 다 들어내라 그런 생각이었는데 이번에 직제안에 특사경을 살려놨다”며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공소청에 설치된 ‘합동수사기구 대응 전담 부서’를 두고도 “검찰이 수사에 다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라며 삭제를 요구했다. 공소청 합동수사기구 전담부서는 중수청에 설치될 합동수사과에 대응해 기존 검경 합동수사의 장점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공소청에 법과학기획관, 형사기획관, 중대범죄수사기획관 등의 직제도 여권 강경파 중심으로 폐지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공소청도 수장없이 ‘개문발차’ 우려
검찰 역시 장기간 지휘부 공백 상태에 있어 업무 마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 퇴임 이후 검찰은 1년 넘게 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다. 공소청 출범이 2주 남짓 남았지만 아직 구 대행의 사표도 수리되지 않았다.
이에 공소청도 수장없이 출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소청법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법무부가 구성한다. 추천위가 3명 이상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은 이 중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법무부 장관도 공백인 상황에서 공소청 출범 전까지 이같은 절차가 마무리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