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속 반도체 일자리 8년 새 15% 늘었지만…신규채용 규모는 22% 감소

반도체 제조업 임금 일자리 1분기 기준
18년 15만2000개→올해 17만4000개 ↑
신규채용 일자리는 같은 기간 22% 감소
“취업 유발 효과 낮고 고숙련 인력 중시”

반도체 경기에 훈풍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제조업 임금근로 일자리가 8년 동안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2018년(1분기 기준) 3만7000개에 달했던 반도체 제조업의 신규채용 일자리는 올해 3만개에도 못 미치며 22% 가량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고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산업 특성도 신규채용 규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20일 국가통계포털(KOSIS)의 ‘일자리 형태별 산업별 임금근로 일자리’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반도체 제조업 총 임금근로 일자리는 17만4000개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8년 1분기(15만2000개)보다 14.5%(2만2000개)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가 422만6000개에서 429만4000개로 1.6%(6만8000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 일자리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셈이다. 반도체 제조업 일자리는 1분기 기준 2024년 1.8% 줄었지만 작년과 올해 각각 1.2%, 2.4%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업의 신규채용 규모는 전체 일자리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제조업에서 기존 근로자가 자리를 유지한 ‘지속일자리’는 14만6000개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전체 반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3.9%에 달했다. 반면 퇴직·이직으로 생긴 빈자리를 채운 ‘대체일자리’와 사업체 신설·확장으로 새로 생긴 ‘신규일자리’를 합친 신규채용 일자리는 2만9000개로 1분기 기준 역대 세 번째로 적었다. 2018년 1분기 신규채용 일자리(3만7000개) 대비 21.6%(8000개)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 신규채용은 1분기 기준 2022년 3만9000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2만6000개까지 줄었다. 작년 2만8000개로 소폭 늘어난 뒤 올해까지 2년 연속 늘었지만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1만개가량 적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 전체 일자리에서 신규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분기 24.3%에서 올해 1분기 16.7%로 7.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제조업 전체의 신규채용 비중(17.6%)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도 신규채용 등 고용 개선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로 반도체 산업의 낮은 취업유발 효과를 꼽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4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8.2명)은 물론 제조업 평균(5.1명)에도 크게 못 미친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의 기술 고도화로 고숙련 인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존 인력을 장기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신규채용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한 ‘경기 여건 전환기, 관리가 필요한 대내 리스크’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은 높은 자본집약도로 취업유발 효과가 작고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며 “반도체 호황이 고용과 소득으로 환류되는 경로가 약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