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 대전환 앞두고 법무부·공소청·중수청 ‘수장 공백’ 우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10월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을 앞두고 수사·사법기관의 수장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리더십 부재가 길어지며 새로운 형사제도 연착륙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직은 지난달 26일 정성호 전 장관이 물러난 이래 한 달 가까이 공석이다. 김 후보자가 지명 20일 만에 사퇴하면서 또다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10월2일 공소청 출범 이전 법무부 장관 임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에 법무부 장관의 제청이 필요한 공소청장 임명도 늦어질 전망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뉴시스

◆공소청·중수청도 수장없이 ‘개문발차’ 우려

 

검찰은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 퇴임 이후 1년 넘게 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다.

 

공소청법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법무부가 구성한다. 추천위가 3명 이상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은 이 중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법무부 장관도 공백인 상황에서 공소청 출범 전까지 이같은 절차가 마무리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넘겨받는 중수청 수장마저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검사장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여권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여권에서는 과거 김 후보자가 검사장 재직 당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출범한 중수청의 수장으로 검사 출신에 검찰 개혁에 반대했던 인사를 임명하는 것은 개혁 후퇴라는 논리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 겸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은 17일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후로도 여권 내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재검증에 들어갔다.

 

◆공소청 직제안·수사준칙, 여권 반발 직면

 

새 형사사법체계 후속법안을 마련하는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법무부는 4일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검토하고 부실 수사가 확인되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공소청 직제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사법통제부 명칭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과하다”며 보완을 지시해 ‘불송치 사건 심사부’ 등의 명칭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2293명인 현행 검사 정원을 유지한 부분도 수정을 지시해 법무부가 축소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여권에서는 공소청 직제안의 일부 조항을 두고 ‘검사가 수사할 여지를 남겨뒀다’는 등의 이유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공소청 직제안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 협력을 전담하는 ‘특별사법경찰협력과’를 두고 검사가 특사경에 대한 지도·조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특사경은 원칙적으로 검사의 지도·조언을 존중해 수사에 반영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지도·조언에 응하지 않으면 검사는 미진한 부분을 추가로 수사하도록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수사상 문제를 바로잡도록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특사경 같은 경우 원안은 검찰이 지원하는, 핸들링하는 형태로 돼 있었다. 대통령이 다 들어내라 그런 생각이었는데 이번에 직제안에 특사경을 살려놨다”며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공소청에 설치된 ‘합동수사기구 대응 전담 부서’를 두고도 “검찰이 수사에 다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라며 삭제를 요구했다. 공소청 합동수사기구 전담부서는 중수청에 설치될 합동수사과에 대응해 기존 검경 합동수사의 장점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공소청에 법과학기획관, 형사기획관, 중대범죄수사기획관 등의 직제도 여권 강경파 중심으로 폐지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