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국민통합위원장이 해야 할 일

지난 15일 부총리급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 후보자로 문재인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분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언론의 평가와 기대는 긍정적이다. 하마평에 오른 이는 군포에서 3선을 지낸 뒤 2012년부터 ‘지역주의 극복’을 내걸고 대구에서 출마하여 3수 끝에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했었다. 그에 대한 기대는 타당성을 지닌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되더라도 실제로 어떻게 얼마나 역할 할 수 있는가를 예측하거나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난 2일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이 “대통령은 연임(시킬) 의사가 없다”는 뜻을 통보하여 9일에 경질성 퇴임을 한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대통령이 위원장의 말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해도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에 명시된 국민통합위원회의 설치와 목적은 “경청과 관용을 바탕으로 ‘대한민국헌법’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에 기반하여 국가 공동체의 공존과 번영을 이루는 국민통합을 위한 정책 및 사업 등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법령에서 가장 핵심 되는 가치는 경청과 관용, 국가 공동체의 공존과 번영이다. 이 목적에 부합하는 통합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를 주입하거나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개인과 집단의 상호이해와 공존 모색이다.

독일의 저명한 의사소통 학자인 ‘하버마스’는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더라도 대화와 논증을 통해 상호이해를 추구하는 것이 사회통합에 중요하다고 했다.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년 만에 퇴임하는 이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는 국민의 아픔과 분노, 그리고 말 없는 다수의 목소리를 권력에 전달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말’을 통해 충실하게 수행했다. 그런 말 중에는 여당이 지난 7월 검찰청을 없애며 국민 다수가 원한 ‘보완수사권’마저 폐지하는 것에 대해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과 ‘법왜곡죄 신설’은 “문명국의 수치이고,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고 한 것도 있다.

이 위원장은 상호이해를 통한 공존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 각자가 지닌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바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려고 나름 뛰었다”면서 “권력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권력에 안주하는 보여주기식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국민통합위원회는 권력을 위한 칭송이나 홍보의 말이 아니라 권력에 쓴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