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라더니 몸값 ‘셀프 디스카운트’ 중인가...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 롯데전 3.1이닝 9자책 ‘최악투’로 팀의 선두 경쟁 끝내버렸다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2000년생으로 아직 20대 중반의 나이. 매년 150이닝 이상 3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장해주는 토종 1선발. 경북고 출신의 ‘성골’이라는 점까지. 삼성의 원태인은 FA 시장에 나오더라도 삼성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선수라는 걸 누구다 부정할 수는 없다. 팀 내 타선의 핵심이자 리더인 구자욱과 함께 FA 시장에 나오지만, 둘 중 우선 순위가 원태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우선 순위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구자욱은 1993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컨택트 능력을 앞세운 정교한 타격으로 생애 첫 타격왕을 노리고 있다. 반면 원태인은 20일 롯데전에서 역대 최악의 투구를 선보이며 삼성의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을 더욱 희미하게 만들었다.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원 계약을 맺은 노시환이 기준이라고 했지만, 이대로라면 그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할 상황이다. 아니 스스로 자신의 몸값을 디스카운트 하는 양상이다.

 

원태인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11피안타 2볼넷 9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시즌 평균 자채점은 이날 극악의 투구로 인해 4.16에서 4.66으로 급등했다.

 

1회부터 좋지 않았다. 2-0의 리드를 안고 1회말에 등판했으나 1사 후 나승엽에게 볼넷, 레이예스에게 안타를 맞고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한동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2회에도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2루수 류지혁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실점을 할 뻔 했다. 3회에도 우익수 김성윤이 고승민의 큼지막한 타구를 담장 앞에서 점프해 잡아냈다.

야수들의 도움으로 3회까진 버텨내더니 4회들어 와르르 무너졌다. 4-1로 앞선 4회말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선두타자 전민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손성빈에게 내야안타, 장두성 우전 안타, 한태양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황성빈에게 내야 안타로 적시타를 허용해 4-2.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어 나승엽에게 우전 적시타, 레이예스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맞고 4-5로 역전을 허용했다. 한동희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다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전 타석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한 고승민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전광판 점수판은 4-7이 됐다.

 

삼성 벤치에도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우완 이승현을 올렸지만, 이승현은 볼넷 3개로 밀어내기로만 두 점을 내주며 원태인의 책임주자들에게 모두 홈을 허용했다. 원태인의 자책점은 9점으로 늘어났다.

삼성은 부랴부랴 양창섭을 올렸지만, 황성빈에게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점수는 4-11이 됐다. 같은 시간 KT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7이닝 3피안타 1실점 완벽투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으면서 9-1로 앞선 상황. 이대로라면 KT와 삼성의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진다. 사실상 선두 싸움은 끝이 난 셈이다.

 

올 시즌 롯데만 만나면 작아지는 원태인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5경기에서 26.2이닝을 던져 무려 25실점(25자책)을 내줬다. 롯데전 평균자책점은 8.44에 달한다. 팀의 선두싸움에 힘을 보태줘야 할 토종 에이스가 팀의 선두싸움을 사실상 끝낸 셈이다. 원태인은 시즌 뒤 FA 시장에서 어떤 계약을 맺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