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까지 공격했다. 리야드의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사우디 주변국의 군사 지원 움직임과 후티와 예멘 정부군 간 충돌 격화까지 이어지며 중동 정세가 악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민방위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리야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첫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7월 후티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된 뒤 수도가 공격받은 것은 처음이다.
리야드에서는 폭발음이 들렸고, 공습경보가 해제된 이후에도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화염과 검은 연기가 목격됐다.
후티는 최근 예멘 서부의 홍해 주요 거점인 모카항을 점령한 데 이어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의 페림 섬까지 손에 넣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우디 역시 예멘 남부 타이즈주와 하자주 등 반군 진지 및 통신시설을 공습하며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사우디와 지난 8월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한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은 협정 발동 및 군사지원 검토에 들어갔다. 메카 공동방위협정은 3국 중 한 나라에 대한 무력공격을 3국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국영 NT 연설에서 “협정 서명국들이 사우디에 대한 후티의 최근 공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단결하고 있으며 협정에 들어있는 조항대로 우리가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2022년 휴전 협정 이후 비교적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예멘 내전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후티는 예멘 정부군과도 교전을 벌이고 있다. 신화통신은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타이즈주와 라히즈주 등에서 예멘 정부군과 후티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양측 간의 전투로 인해 최소 44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전했다. 예멘 정부군 소식통은 정부군 18명과 후티 11명이 전사했고, 후티군 소식통은 지휘관 1명을 포함해 후티군 전사 15명이 사망했다고 신화통신에 밝혔다. 이와 별개로 예멘 정부군은 마리브주 남쪽 알팔리하 지역에서 방어 진지를 뚫고 들어오려던 후티와 교전해 반군 12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무력 충돌을 이어가던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을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의 최고 안보 책임자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레자이 총장은 이 조건에는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이란 동결 자금 해제, 해상 봉쇄 해제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카타르,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