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에 대해 "무거운 마음과 함께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구 대행은 29일 입장문에서 "최근 다수의 사안에서 확인되고 있는 바와 같이 1차 수사기관의 수사 내용에 대한 검사의 실효적인 점검·보완·시정 기능이 사라진다면 진실은 은폐되고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체계는 무너질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께서 부담하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6.7.29/뉴스1
다음 달 2일 현 검찰청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분리된다. 이승만정부 시절인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후 72년간 검찰이 주도해 온 수사, 기소 등 형사사법 체계가 송두리째 바뀌는 것이다. 법무부 산하에 남는 공소청과 달리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전환된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앞으로 공소청은 기소권만 갖고 수사권은 중수청과 경찰이 거의 독점적으로 행사하게 된다. 그런데 이 같은 격변기에 형사사법 시스템 운영을 책임지는 직책들은 모두 비어 있으니 과연 제대로 된 준비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신생 공소청을 지휘해야 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공석이 된 데 이어 후임자로 지명된 김승원 후보자마저 엊그제 자진 사퇴했다. 공소청 수장인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대행 체제다. 경찰청도 2024년 12월 이후 21개월 넘게 청장이 없다. 신생 중수청의 경우 김지용 전 광주고검 차장검사가 초대 청장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국회 인사청문 절차는 멎은 상태다. 그가 검사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했다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의 반대 탓이다. 사정이 이러니 형사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 지금까지는 경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하면 검사가 보완수사를 통해 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10여일 뒤면 검사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로 더는 불가능한 일이 된다. 제주 여성 실종·사망 사건은 경찰관이 시민의 신고를 암장(暗葬)하면 변사자의 억울함을 밝힐 기회조차 사라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정부·여당이 뒤늦게 경찰 개혁을 위한 위원회를 만드는 등 야단법석을 떨긴 했다. 그러나 정작 책임지고 개혁을 밀어붙일 경찰청장이 없는데 외부 위원회의 말발이 경찰에 먹힐지 의문이다.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아래에서 부패, 마약 등 7대 중대 범죄 수사를 전담할 중수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대 중수청장은 이런 사건들 수사 경험이 풍부한 법조인 중에서 뽑음이 당연할 것이다. 일선 지방검찰청 특수부장, 대검 형사부장 등을 지낸 김 후보자는 나름 적격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도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검증’을 지시하며 임명이 지연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여당은 “치안이 걱정된다”는 국민 목소리에 제발 귀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