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6.9.18 청와대사진기자단
부동산을 바라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인식이 걱정스럽다. 이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집값 상승의 원인에 대해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해,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줄었다”며 과거 정부의 책임 탓으로 돌렸다. 오 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도 모자라 박근혜정부 시절 ‘빚내서 집 사라’ 정책까지 소환했다. 지난해 1월부터 80주 넘게 한 주도 빠짐없이 올랐고 상승폭(집권 1년 14.7%)도 역대 정부 중 가장 가파른데도 이리 남 탓만 해대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 대통령은 강북지역 집값 상승과 관련해 “강남은 내리고 외곽은 살짝 오르는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거 같다”고 했다.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서민과 중산층들의 인식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시장에서도 규제 탓에 강남 집값이 주춤하는 사이 수요가 중저가 외곽 지역으로 몰린 ‘풍선효과’나 ‘키 맞추기’로 해석한다. 오 시장은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 집값이 급등한 상황은 서민들에게 ‘죽어나라는’ 메시지와 다름없다”고 했는데 이게 실상에 더 가깝다.
부동산 민심 이반은 현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고강도 수요억제 규제에 더해 비거주 1주택자까지 투기꾼으로 모는 세제개편안을 강행하려다 탈이 나지 않았나. 늘어난 보유세는 전월세에 전가되고 양도소득세 증가는 매물 잠김과 거래절벽으로 이어질 텐데도 시장 상황이나 실수요자 처지는 모른 척했다. 들끓는 민심에 밀려 뒤늦게 땜질처방까지 남발하며 정책불신을 키웠다. 이대로라면 노무현·문재인정부가 세금폭탄과 고강도규제로 미친 집값과 전세대란을 야기했던 진보정권의 전철을 피할 길이 없다.
이제는 부동산 실상을 제대로 보고 정책 기조와 방향을 확 바꿔야 할 때다. 이 대통령은 “다른 정부는 안 됐지만 이 정부는 한다”고 했지만 말만 앞세울 때가 아니다. 택지개발과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 등 공급 확대에 무게를 실은 건 바람직하지만 지금의 공공위주 대책으로는 약효를 기대하기 힘들다. 용적률 상향 등 파격적인 규제 완화로 민간의 정비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주거 고통을 키우는 세제개편안과 대출 규제 등도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 합리화하거나 정상화해야 한다. 낡은 이념에 집착해 시장을 무시해서는 망가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