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 경찰청장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 등 수사기관 수장 공백에 이어 공소청장(검찰총장)과 법무부 리더십 부재까지 겹치면서 새로운 사법시스템 연착륙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맞물린 수사·기소권 분리에 따라 현장에서의 세부 업무 분담 등이 지연돼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직은 지난달 26일 정성호 전 장관이 물러난 후 한 달 가까이 공석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로 새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인사청문회 등 인선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법무부는 이진수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체제로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의 제청이 필요한 공소청장(검찰총장) 임명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 퇴임 이후 1년 넘게 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사의를 표명,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공소청법에 따르면 공소청의 장인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부가 구성한다. 추천위가 3명 이상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은 이 중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법무부 장관이 공백인 상황에서 공소청 출범 전까지 이 같은 절차가 마무리되기는 불가능하다.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넘겨받는 중수청 수장마저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검찰 시절 수사 이력과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 등을 문제 삼아 임명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 겸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은 17일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권 내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은 채 김 후보자에 대한 재검증에 들어갔다.
10월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법조계에서 수사지연 등 부작용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공소청은 직제 개편안도 확정되지 않았다. 중수청 역시 사건 배당 기준 및 수사 지휘 체계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경찰청장은 12·3 내란으로 직무정지된 이후 1년9개월째 공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