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로는 끝내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족구로 종목을 바꿔 다시 꿈을 좇았지만 길은 열리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의 좌절을 겪은 이준석(27·사진)이 마침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 종목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준석은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라크의 알리 잘릴 메제르 알엘라야위를 2-0(12-11 12-5)으로 꺾었다. 조별리그를 무실세트 전승으로 통과한 뒤 준결승에서는 쿠웨이트 자이드 에이단의 부상 기권으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 초반 3연속 실점했지만 1세트를 12-11로 뒤집고 2세트를 12-5로 가져왔다.
이준석은 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월드컵을 꿈꿨지만 21세 때 K4리그를 끝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족구로 국가대표의 꿈을 다시 좇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두 번의 좌절 끝에 선택한 종목이 2012년 헝가리에서 탄생한 테크볼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대회가 중단된 시기에는 어머니가 사준 200만원짜리 테이블을 들고 공원에서 훈련했고, 자전거 보관함에 공이 부딪혀 민원이 들어오면서 테이블을 접기도 했다.
올해 2월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자 이준석은 계약직 생산직원으로 일하던 대기업에 사표를 냈다. 4월에는 사비로 헝가리까지 건너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현지 선수들에게 연락해 개인 지도를 받았다.
대표팀 전담 스태프도 없어 선수들이 전술과 컨디션 관리까지 맡았다. 이준석은 “선수들이 선수이자 전술가이자 모든 것을 다 해야 했다”며 “서로 힘들 때 의지하고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도와준 동료가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