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충은 우수한 청년 인재를 뽑고 이탈 없이 유지하는 것입니다. 청년들 역시 임금 수준 못지않게 유연한 조직문화와 일·생활 균형이 보장되는 근무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서울시가 밝힌 ‘서울형 강소기업’ 발굴·지원 배경이다. 좋은 근무환경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청년의 장기근속과 기업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시는 해당 사업으로 청년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기업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할 기회를 제공해 서울의 산업·고용 기반을 탄탄히 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심사는 기업의 부담은 낮추고 평가의 깊이는 더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기존 4단계였던 절차를 정량평가, 면접, 최종 선정 등 3단계로 줄이고 온라인 신청을 도입했다.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 등 경영역량은 절대 수치가 아닌 같은 업종의 평균과 비교해 공정성·객관성을 높였다.
대신 기업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면접 시간을 늘려 경영 철학과 청년 인재 육성 의지, 일·생활 균형 제도의 실행 가능성 등을 심도 있게 살폈다. 서류상 수치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기업의 잠재력과 조직문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선정된 42곳은 업종과 규모가 달랐지만 안정적인 고용과 경영진의 일·생활 균형 실천 의지, 성장 성과를 직원들과 나누는 문화를 공통으로 갖췄다. 모든 기업의 정규직 비율이 80%를 넘었고 이 가운데 31곳은 90% 이상이었다.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은 점심시간을 1시간30분으로 늘리고 시차출퇴근제를 운영한다. 난임치료 전문 제약기업 아이젠파마코리아는 주 3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뒤에도 직원 1인당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근무환경 개선, 서울 일자리 선순환으로
시는 청년 채용이 장기근속으로 이어지려면 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청년이 오래 일하며 역량을 쌓고 이를 토대로 성장한 기업이 다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1년 이상 고용한 기업에 근무환경개선금을 지원한다. 지원액은 1명당 기본 1000만원이다. 여성 고용과 서울시 취업지원프로그램 참여 청년의 채용을 늘리기 위한 우대조건도 마련했다. 여성 재직자 비율이 40% 미만인 기업이 여성을 채용하면 1인당 300만원, 시 취업지원프로그램 참여 청년을 채용하면 2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기업당 최대 3명, 총 4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지원금은 휴게·편의공간 조성, 건강검진, 복지제도 운영, 자기계발 지원, 조직문화 개선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인사·노무 체계가 부족한 기업에는 노무사가 직접 찾아가 노동관계법령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무료로 상담한다. 일·생활 균형 수준에 맞춘 교육도 제공한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자금 지원 대상 자격을 부여하고 신한은행 연계 대출금리를 0.5%포인트 우대해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준다. 서울시 일반용역 적격심사 가점도 제공해 공공사업 참여 기회를 넓힌다.
김현우 시 경제실장은 “청년에게는 안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일터를, 기업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