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대체할 새 용어를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개 후보작 가운데 ‘최고지능’(SI·Supreme Intelligence)의 조기 탈락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를 최근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잇따라 쏟아낸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AI 대신 사용할 새 용어 결정을 위해 ‘우월지능’(SI·Superior Intelligence)과 ‘극단지능’(EI·Extreme Intelligence) 간에 2차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선 1차 투표 결과 최고지능은 일찌감치 탈락했다고 소개했다. 투표는 트럼프의 SNS 계정에서 진행된다.
최고지능이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한 배경으로 트럼프는 대법원을 지목했다. ‘수프림’이란 단어가 대법원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란 것이 트럼프의 해석이다. 그는 “최고지능은 아마도 대법원과의 관계 때문인지 우월지능과 극단지능 모두에게 크게 밀렸다”며 “그래서 최고지능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우월지능과 극단지능 두 후보작 중 하나를 선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결국 대법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불리한 판결을 잇따라 쏟아냈다. 최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우편투표를 제한해선 안 된다”고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민주당 지지자들 그리고 진보 세력에 의해 악용돼 부정 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뿐 아니다. 대법원은 트럼프가 2025년 1월 취임 직후 야심차게 도입했던 이른바 ‘상호 관세’를 위헌으로 판단해 폐기토록 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이들에게 자동으로 ‘출생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없애려던 트럼프의 시도 역시 대법원의 반대에 가로막혀 불발에 그쳤다.
현재 미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9명 가운데 보수 대 진보가 6 대 3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또 보수 성향의 대법관 6명 중 3명은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인물들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현실에선 보수 대법관 일부가 진보 대법관 3인과 손잡고 트럼프 정책에 반기를 드는 사례가 빈번하게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