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이 명령어가 된다”…부산대, 94.5% 정확도 웨어러블 개발

10가지 손동작 94.5% 정확도 분류…계산기·의사소통 보조기기 제어 실증
신축성 생체전극·초소형 저전력 반도체 결합…웨어러블 헬스케어 활용 기대

손짓만으로 전자기기를 제어하고 의사 표현까지 할 수 있는 차세대 웨어러블(착용할 수 있는) 기술이 부산대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피부처럼 부드럽게 늘어나는 전극으로 근육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신호를 읽어 손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기술이다.

 

부산대는 전기전자공학부 심현석 교수 연구팀과 박성윤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신축성 생체전극과 초소형·저전력 반도체 칩을 결합한 웨어러블 바이오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부산대 심현석 교수팀 연구 이미지

 

연구팀은 팔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손동작에 따라 달라지는 근전도 신호를 측정하고 머신러닝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0가지 손동작을 평균 94.5%의 정확도로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단순히 손동작을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전자기기 제어로 연결했다. 손동작에 숫자와 사칙연산 기호, 등호를 각각 대응시켜 손짓만으로 숫자를 입력하고 계산할 수 있는 실시간 계산기 제어 시스템을 구현했다.

 

의사소통 보조 분야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특정 손동작을 ‘배고픔’, ‘목마름’ 등의 의사 표현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구현해 신체 움직임이나 언어적 표현에 제약이 있는 사람을 위한 보조 인터페이스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부산대 연구진. 왼쪽부터 심현석 교수, 박성윤 교수, 김태권 연구원. 부산대 제공

 

이번 기술의 핵심은 피부의 움직임을 따라 늘어나는 생체전극과 저전력 반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 소재를 활용해 40% 인장 조건에서도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고, 1000회의 반복 신축 시험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이는 전극을 개발했다.

 

또 20채널 생체전극 어레이를 32채널 저전력 ASIC(주문형 반도체) ‘NR32A1’과 결합했다. 이 칩은 생체신호를 증폭·필터링하고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기능을 집적했으며, 기존 상용 생체신호 측정 칩보다 면적은 47%, 소비전력은 30% 줄였다.

 

심현석 교수는 “피부처럼 부드럽고 늘어나는 생체전극 개발을 넘어 실제 생체신호를 읽고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해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현했다”며 “웨어러블 헬스케어와 의사소통 보조기기,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소프트 로봇 제어 등으로 활용 분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전기전자공학과 박사과정 김태권 연구원이 제1저자로, 박성윤·심현석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8일자 국제학술지 ‘Smal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