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천안시민 품으로 돌려 달라” 환원운동 다시 불붙었다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천안시가 내놓았던 서곡지구 약 30만평을 시민과 국민을 위한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40년 가까이 대부분의 부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데다 천안시가 과거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는 법적 대응 시기를 놓쳤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제는 소유권 논쟁을 넘어 천안시와 독립기념관이 공동으로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천안시민들로 구성한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원들이 21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곡지구를 시민과 국민을 위한 공익적 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추진위는 이날 서곡지구 환원과 시민 의견을 반영한 미래계획 수립, 관계기관 협의체 구성, 천안시의 적극적인 행정, 국가 차원의 정책사업 추진 등 5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서곡지구는 독립기념관 건립 과정에서 1983년 당시 천원군이 매입해 1986년 12월 독립기념관에 양여한 땅이다. 면적은 약 96만7827㎡로, 30만평에 가깝다. 당시 등기부에는 10년 이내 양여 목적 외 사용 또는 목적 미이행 시 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특약이 명시됐다. 그러나 천안시는 2018년부터 환수를 검토했음에도 시한 만료에 따른 법률상 승소 가능성이 낮아 실제 환수 절차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곡지구에는 현재 캠핑장과 일부 체육시설 등이 조성돼 있지만, 전체 부지의 상당 부분은 본격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추진위에 따르면 1983년부터 2017년까지 전통문화지구와 자연체험동산, 국제 독립운동 테마 공간 등 여섯 차례의 개발계획이 수립됐으나 재원 부족 등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추진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곡지구가 국민의 정성과 천안시민의 희생으로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곡지구를 상업개발이나 난개발 대상이 아닌 역사·문화·예술·교육·생태·관광이 어우러진 공익적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립기념관을 중심으로 용연저수지와 이동녕 생가, 천안온천, 동학농민혁명 세성산 전투 유적지, 홍대용과학관, 유관순 열사 유적지 등을 연결하는 천안 동부권 역사·문화·생태 관광벨트 구축도 제안했다.

 

추진위는 또 천안시민과 전문가, 천안시, 독립기념관, 국가보훈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 서곡지구의 미래를 함께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안시에는 과거 토지 양여와 관리·활용 관련 자료를 즉시 검토하고 관계기관 협의 등 필요한 행정 절차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민선 9기 천안시가 추진하는 서곡지구 공동활용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장기수 천안시장은 시장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서곡지구 환수 또는 공동활용을 제안했고, 올해 7월에는 독립기념관 이사인 문진석 국회의원과 함께 김희곤 독립기념관장을 만나 서곡지구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문 의원은 천안시와 독립기념관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서곡지구를 시민의 휴식과 문화, 관광이 공존하는 역사문화 거점으로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과 지방정부의 협의에 이어 시민사회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요구하면서 서곡지구 활용 논의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다만 부지 소유권이 독립기념관에 있는 만큼 실제 공동개발을 위해서는 독립기념관과 천안시의 합의, 국가보훈부 등 관계기관 협의, 사업비 확보와 구체적인 개발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추진위는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 "서곡 30만평은 단순한 땅이 아니다. 그곳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성과 천안시민의 희생과 양보의 역사가 담겨 있다"며 시민이 누리고 미래세대가 꿈꾸는 공익적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