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검찰청이 맡던 기소와 공소유지는 공소청이,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 기능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각각 분리해서 맡는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시작도 전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공소청이 문을 여는 내달 2일까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모두 공석으로 유지될 것이 사실상 확정돼 검사 인사와 업무 공백은 불가피해졌다.
검사의 임명과 보직을 정하는 일 역시 법무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하도록 정해져 있고, 이 과정에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법무 장관은 법무부 검사인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하고 위원 역시 임명하거나 위촉하며, 검사의 적격 심사를 담당하는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위원도 위촉한다.
조직이 이미 안정화된 상태라면 이 같은 통상의 업무들은 대행 체제에서도 수행할 수 있지만, 공소청이 새로 출범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대대적인 인사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직무대행이 부담을 짊어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기류를 읽을 수 있는 것이 공소청 직제안 보완 과정이다.
당초 법무부가 이달 4일 직제안을 발표한 뒤 검사 정원을 현원 그대로 유지하는 문제 등에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보완을 지시했는데, 이후 11일이 지나도록 보완된 안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직제안이 확정되더라도 이후 법무 장관이 검사 인사를 주도해야 하는데, 아직 직제조차 마련되지 않아 공소청 업무 개시는 한층 요원하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직제가 정해져야 특정 부서가 정해지고 발령을 내고 인사를 낼 수 있다. 그래야 현존하는 사건을 결재하고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직제 관련한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10월 2일을 맞으면 그야말로 '올스톱'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모두 대행인 체제에서 승진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를 내기는 쉽지 않고, 주요 사건의 의사 결정도 미뤄질 수 있다"며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 사안들에 책임질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검찰청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이어받을 중수청 초대 수장 역시 기관 출범과 함께 임명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형편이다.
당초 이 대통령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지명하기로 했으나 검찰 출신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했다는 등의 이유로 여권 강경파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어 아직 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수청 수사 인력을 채울 구인난도 당면한 문제다.
앞서 검찰 인력을 대상으로 1차 특례임용 신청을 접수한 결과 2천375명이 신청해 중수청 정원(2천874명)의 82%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후 615명이 신청을 철회해 최종적으로는 61%를 채우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중수청장 후보의 이력을 문제 삼는 과정에서 아직 출범하지도 않은 기관이 외풍에 흔들리는 모양새를 보여 구인난이 더 심화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기관들의 리더십 부재로 제대로 된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피해가 고스란히 일반 국민, 특히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간다는 데 있다.
안미현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개문발차, 개문주차'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소청 전환이 코앞인데 법무부 장관 공석, 공소청장은 언제 임용될지 모르고 공소청 정원도 미지수"라며 "사건 관계인들은 검찰청에 있는 사건이 어디로 가게 되는지 걱정 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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