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어제 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연임할 뜻이 없다”고 말한 만큼 국민의힘의 개헌 반대 명분도 사라졌다는 것이 김 대표의 논리다. 그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이렇게까지 됐는데 (개헌에 관한) 답은 국민의힘에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엊그제 민주당이 ‘개헌추진단’을 출범하며 내년 상반기 개헌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점의 연장선이라고 하겠다.
1987년 개정돼 내년이면 40주년을 맞는 현행 헌법의 문제점은 정계와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반 국민 중에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가 많다. 다만 헌법을 고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는 개헌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만 109명으로 3분의 1이 넘는다. 여야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개헌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아직까진 희망 사항에 불과한 듯하다.
모 제약사 측의 로비를 받고 식약처에 “임상시험을 빨리 진행해 달라”는 청탁을 넣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직후 김 대표가 개헌 카드를 꺼내 든 점도 석연치 않다. 이 대통령이 8·30 개각으로 발탁한 국무위원 후보자 6명 중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 전 후보자마저 낙마하며 청와대는 물론 민주당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른바 ‘김생용사’(김승원은 살리고 용혜인은 버린다) 전략까지 구사하며 김 전 후보자 지키기에 올인한 민주당은 말 그대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처지가 됐다. 김 대표의 개헌 드라이브를 놓고 ‘인사 참사 후폭풍을 최소화하며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꼼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전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를 외면했다. 특히 김 대표는 “볼수록 잘된 인사”라며 김 전 후보자를 엄호하는 데 급급했다. 오죽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김 대표도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민에게 잘못한 것을 진지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일갈했겠는가. 김 대표는 실현 가능성 낮은 개헌 추진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해선 안 된다. 민주당이 김 전 후보자 검증을 사실상 포기한 점부터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죄함이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