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엔 가는 李, 트럼프 만나 파병·대미투자 접점 찾기를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대미 투자협상 등 외교적 난제를 안고 어제 미국·멕시코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고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 뒤 돌아올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미 간 현안에 대한 접점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인사 참사와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 등이 확산하고 있지만, 한·미 관계 역시 곳곳에 수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대미투자 협상은 ‘상업적 합리성’ 보장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며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선 자칫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다.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싸고도 군사적 기여를 요구하는 미국 측의 압박이 거세다. 이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세계 최대의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 특성상 일정이 워낙 유동적이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담판’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정식 회담이 아닌 ‘약식 회동’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현지시간으로 22일과 24일 각각 뉴욕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주변국의 발 빠른 대응과 달리 한반도 문제 당사자인 우리가 소외되는 건 큰 문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호주 등 주요 정상과 다양한 방식의 별도 접촉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식 회담 자체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교적 역량을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할 것이다. 대미투자에서는 국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불만을 달랠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파병문제도 상선 보호와 자유통항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미국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손잡고 북·미 대화에 나서면 우려했던 ‘한국 패싱’이 현실화할 수 있다. 중국의 도움을 얻은 북·미 대화가 한·미 동맹의 기반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바야흐로 엄중한 외교의 시간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