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나가나, 안 나가나…나흘째 머무는 부산 상어 미스터리

"출구 못 찾은 듯" vs "머물 이유 있을 수도"…전문가도 해석 엇갈려
'아기 상어' 목격담은 미확인…"움직임 둔해지면 구조 검토해야"

먹이를 따라왔다가 길을 잃은 걸까. 아니면 떠나지 않는 이유가 있는 걸까.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상어가 나흘째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주말에만 평소의 4∼5배에 달하는 1만9천명이 공원을 찾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기 상어도 봤다'는 확인되지 않은 목격담까지 등장했다.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지난 18일에 이곳에서 처음 발견된 상어는 친수공원 수로를 맴돌면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상어 출몰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냈지만 주말을 맞아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가장 큰 의문은 외해로 나가지 않고 왜 같은 수로를 계속 맴도느냐는 것이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학과 명예교수는 "먹이를 쫓아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한 상황"으로 해석했다.

넓은 바다에서 방어나 고등어 등을 사냥하던 상어가 흩어져 달아나는 먹잇감을 따라 인공 수로까지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환성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도 "수로 자체는 일직선이라 양쪽으로 좀 더 움직이면 빠져나갈 수 있지만, 양 끝이 약간 꺾여 있어 출구를 잘 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현장에서 6시간 정도 몰이를 했을 때도 반원을 그리거나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구 부경대 자원생물학전공 교수는 상어에게 머물러야 할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추측한다.

상어는 물의 흐름과 냄새 등을 감지하며 넓은 바다를 이동하는 만큼 길을 찾아다닐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만 평소의 4∼5배에 달하는 1만9천명이 북항 친수공원을 찾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기 상어도 봤다'는 확인되지 않은 목격담까지 등장했다.

김 교수는 "먹이가 계속 있거나, 출산을 앞뒀거나, 몸을 다쳐 얕은 곳에 머무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정확한 이유를 알려면 개체를 직접 살피고 건강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상어는 국립수산과학원에 의해 무태상어로 추정됐지만, 흑상어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길을 잃은 상어가 사흘째 출몰했다. 물 밖으로 상어 지느러미(왼쪽 아래)가 보이자 시민들이 탄성을 지르고 있다.

최 교수는 영상 속 상어를 주변 구조물과 비교했을 때 몸길이가 3m를 넘어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무태상어는 다 자라면 3m이고, 흑상어는 4m까지 자랐는데 해당 개체는 3.5m 정도 돼 보였다"면서 "맨눈으로는 구분이 안 되고 잡아서 이빨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무태상어와 흑상어는 맨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판별을 위해서는 유전자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큰 상어 옆에 길이 1m가량의 작은 상어가 있었다는 목격담도 돌았다.

그러나 실제 상어인지, 이 상어가 낳은 새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 교수는 북항 친수공원이 출산 장소로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끼가 먹고 자랄 패류가 풍부한 곳을 찾아 새끼를 낳는데, 이 인공 수로를 일부러 선택했을 가능성은 작다는 취지다.

다만 최 교수도 출산이 임박한 개체가 우연히 수로에 들어왔다가 새끼를 낳았을 가능성까지 배제하지는 않았다.

지 연구사 역시 "상어는 한꺼번에 일곱마리에서 이십마리 정도 새끼를 낳는데 지금 식별되는 건 그렇다고 볼 수 없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구조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최 교수는 상어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힘이 빠지는 징후가 나타나면 그때는 사람이 개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최 교수는 나흘째 머문다는 이유만으로 당장 굶어 죽을 상황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상어는 큰 먹이를 한 번 먹으면 일주일가량 먹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체류 일수보다 헤엄치는 모습이다.

현재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는지 관찰하다가, 속도가 느려지거나 힘이 빠지는 징후가 나타나면 밖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상어가 물 위로 2∼3m 점프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작업을 하면 위험할 수 있다"면서 "지금 헤엄치는 속도를 잘 봐두고 하루 이틀 가면서 움직임이 둔해지는지 봐서 폐사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개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 연구사 "스스로 빠져나갈 것으로 봤지만, 이렇게 된 이상 유도를 해야 한다"며 "수심이 3m인 공원 수로가 상어의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머무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무태상어나 흑상어가 먼저 사람에게 접근해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자극받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세계적으로 이 흑상어가 사람을 공격한 적이 두 건인데 하나는 경미한 부상이고 하나는 치명상"이라면서 "다만 사람이 먼저 도발하지 않는 스스로 와서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