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해결할 ‘힘’ 키우도록… 청년정치 도전과 성장 지원” [내 일을 만드는 청년들]

⑫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젊치인’ 에이전시로 왕성한 활동
초당적 연대로 ‘전략·실력’ 준비
2022년·26년 지선 총 95명 당선
다각적 의정활동 실무 적응 도와

‘정치 시스템 빌더’로 체질 전환
정치 재미·효능감 키우는 게 목표

“정치도 하나의 경기로 보면 늘 뛰는 선수들은 비슷하고 경기 내용은 똑같아 지루하잖아요. 어떻게 하면 좋은 선수들이 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만난 박혜민(33) 뉴웨이즈 대표의 말이다. 뉴웨이즈는 2021년 ‘젊치인’(젊은 정치인) 에이전시를 자처하며 시작했다. 좋은 선수를 팀에 연결해주는 스포츠 에이전시처럼 2030 정치인을 발굴하고 키우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그렇게 2022년 지방선거에 138명의 후보자를 내고, 40명을 당선시켰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가 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박 대표는 원래 정치권에 기웃거리던 사람이 아니었다. “직접 출마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공익법인 대표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쓴다”며 고개를 저었다. 정보기술(IT) 회사, 투자사, 항공사 전략기획실 등에서 일해온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안정된 직장 대신 선택한 것은 ‘새로운 사회적 가치 창출’이었다.



2020년 연달아 벌어진 권력형 성범죄와 ‘n번방’ 사건 등이 결정적 계기였다. 그는 “언론과 정치권의 태도를 보며 젊은 유권자들이 거리나 온라인에서 일방적으로 요구만 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꼈다”며 “‘2030이 진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정치 영역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성과도 냈지만 박 대표의 눈에는 경기장 자체의 한계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존 정치인들이 공천 룰을 정하며 동시에 선수로 뛰는 구조, 자극적인 진영 논리에만 매몰된 관중들의 한계를 보며 선수들이 스스로 좋은 경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뉴웨이즈는 2026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정치 시스템 빌더’로 체질을 전환했다.

박 대표가 말하는 시스템의 본질은 ‘젊치인이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정치인을 육성하는 뉴웨이즈의 ‘부트캠프’는 인터넷 검색으로는 알 수 없는 기성 정치권의 ‘암묵지’를 체계적으로 전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소속 정당과 지역, 성별이 다른 도전자들이 함께하면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민주주의의 ‘관용과 자제’를 경험하기도 한다. 박 대표는 “진보정당 당원이 보수정당 후보자를 위한 선거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등 기성 정치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초당적 연대가 이 안에서 싹튼다”고 전했다.

유권자가 직접 참여하는 도구도 구축했다. 유권자가 다른 지역의 우수 조례를 자기 동네에도 도입해달라고 요구하면 정치인이 검토하고 입법화하는 ‘정책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관중에 머물던 유권자가 좋은 선수와 팀을 이뤄 정치가 진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구조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가 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뉴웨이즈를 거친 후보자 119명 중 55명(총 4개 정당 소속)이 당선됐다. 유권자가 필요한 정책을 먼저 제시하고 후보자의 약속을 받아내는 ‘역공약’ 방식의 ‘2030 응급 조례’ 캠페인을 통해 164명의 당선자로부터 2405건의 조례 발의 약속을 이끌어내는 성과도 거뒀다.

기성 정당이 인재를 영입한 뒤 방치할 때, 뉴웨이즈는 당선 이후 사후 관리까지 책임진다. 청년 의원들이 헤매지 않도록 행정사무감사 준비법부터 인공지능(AI) 활용·조직 관리법까지 다각도의 의정활동 실무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뉴웨이즈는 700여명의 정기 후원자와 국내외 비영리 재단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주거·자살·교육·지방소멸 등 하나의 뾰족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작전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정치의 재미와 효능감을 키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