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확정됐다. 정부는 232억달러를 투자해 20년간 430억∼450억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후속 투자 후보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원전 8기 가운데 한국형 원전 2기를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한·미가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부는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위원회에 대미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비공개 보고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공개회의에서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거쳐 추진 의사를 결정한 프로젝트 1건과 양국의 관심을 반영한 프로젝트 2건을 보고한다고 밝혔다.
추진이 결정된 첫 사업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비공개 보고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에서는 텍사스 복합화력발전소와 관련해 232억달러를 투자하고 20년간 430억∼450억달러 정도를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장기 전력 수요처 확보 등 구체적인 사업 조건은 추가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가 엔시날 사업에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하면서 현 단계에서는 별도의 국회 동의 절차도 거론되지 않았다. 김성원 국회 산자위원장은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됐다고 보고됐기 때문에 특별법상 국회 동의까지는 거론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관심 사업인 원전 프로젝트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2기를 한국수력원자력의 한국형 원전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한·미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원전의 노형과 국내 기업 참여 범위 등도 협상 대상이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도 원전 협상의 주요 쟁점이다.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으며 현재 5∼10% 범위에서 지분율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원전의 미국 진출과 국내 원전 기업의 사업 참여 범위가 지분 협상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
다만 원전 8기 건설사업은 엔시날 사업과 달리 아직 투자 추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국형 원전 2기 포함 여부와 웨스팅하우스 지분 문제 등에 대한 한·미 협상을 마친 뒤 별도의 절차를 밟게 된다.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도 아직 검토 단계다. 한 산자위원은 “텍사스 가스발전의 경우 수익성이 좋다고 한다”면서도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은 아직 구체화된 게 없고 상업성을 판단하기도 이르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 총 2000억달러인 대미 전략투자 한도를 넘어서는 사업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미국 측이 제안한 사업이라도 상업적 합리성과 원금 회수 가능성, 국내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과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국회에서는 엔시날 사업의 수익성 전망을 놓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장기간 구매할 수요처가 충분히 확보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기를 누가 살 것이냐, 데이터센터는 만들게 돼 있느냐, 만드는 회사는 충분한 능력이 있느냐는 우려를 계속 얘기했다”며 “그런 면에서 클리어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 의원도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변수가 있을지 우려가 있다”며 상업적 합리성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정부에 향후 한·미 협상에서 국익과 사업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