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직원에 100억대 임금 등 체불… 알트론 대표 항소심서도 징역 2년6개월

법원 “임금은 생존권” 노조 “솜방망이 처벌”

거액의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해 노동자 200여명의 생계를 어렵게 만든 전북 완주군 알루미늄 휠 제조업체 알트론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임금이 노동자의 생계 원천이자 생존권과 같다”며 장기간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전주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서수정)는 22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알트론 대표 유모(60)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청사 전경.

알트론은 2024년 전기료와 가스비를 내지 못해 공장 가동과 재가동을 반복하다 같은 해 12월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 200여명이 100억원대에 이르는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노동자는 새 직장을 구했지만, 상당수는 배달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공장을 매각해 체불 임금을 지급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해당 청산 계획에 현실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 출석한 유씨에게 변론 종결 이후 노동자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물었고, 유씨가 “노력하고 있다”고 답하자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전북지부 노동자들이 전주지법 앞에서 임금·퇴직금 체불 업체 대표에 대한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급하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이 거액이고 피해 근로자도 매우 많다”며 “임금은 노동자 생계의 원천이고 재산권을 넘어 생존권과 같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도 피해금을 변제하지 않았고, 이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회사 경영이 악화해 사건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판결 직후 알트론 노동자 등이 소속된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규탄했다.

 

노조는 “검찰이 징역 4년6개월을 구형했는데도 사업주의 핑계와 회피에 또 면죄부를 줬다”며 “노동자 수백명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고도 이 정도 형량으로 죗값을 치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다면 어떤 사업주가 임금체불을 겁내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사법부의 미온적 판결은 사실상 사측의 임금 절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며 “알트론 노동자들의 고통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임금 체불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