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국가기술자격 인정 유명무실…10년 넘게 ‘0건’

2015년 신청 9건 모두 불인정…2016년 이후 신청도 전무
‘자격 취득 후 2년 내 신청’ 규정에 발목…“현실 맞게 개선해야”

북한이탈주민이 북한에서 취득한 기술자격을 토대로 국내 국가기술자격 검정과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가 10년 넘게 사실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격 취득 후 2년 이내에 신청하도록 한 규정이 탈북과 국내 입국·정착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통일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올해까지 북한이탈주민의 국가기술자격 검정과목 면제 등을 위한 자격 인정 신청은 모두 62건으로, 이 가운데 29건이 인정됐다. 그러나 2015년에는 신청 9건이 모두 인정되지 않았고, 2016년 이후에는 신청 자체가 한 건도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 뉴시스

문제는 2014년 1월 개정된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에 있다는 게 이 의원 측의 지적이다. 현행 시행령은 북한이탈주민이 국가기술자격 검정과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받으려면 북한에서 자격을 취득한 날부터 2년 이내에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탈북 과정에서 제3국 체류와 국내 입국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데다 입국 후에도 보호센터 조사와 하나원 정착교육 등을 거친다. 이 같은 절차를 고려하면 북한에서 자격을 취득한 뒤 2년 안에 국내에서 인정 절차를 밟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2015년 신청된 9건이 모두 인정되지 않은 사유도 ‘자격 취득 후 2년 초과’였다.

 

이 의원은 “북한에서 쌓은 기술 경력과 업무 경험을 살려 남한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돕기 위해 만든 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진 법령 탓에 유명무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부가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자격 취득 후 2년 이내’ 제한을 폐지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공인기관의 심사를 거쳐 자격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