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생중계된 월간회의에서 약 40분간 도의 심각한 재정난을 거듭 해명했다. 추 지사는 전임 단체장 비판이나 대권 행보용 예산 축소라는 정치적 해석에 대해선 “야바위 같은 짓은 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추 지사는 22일 오전 도청 율곡홀에서 열린 9월 월간회의를 주재하면서 “(전임 지사로부터) 이달 말이면 돈이 없어 예산 집행을 못 하는 미생 예산을 받았다”며 “10월부터 예산이 0원이 돼 급식, 돌봄 등 도민 삶과 직결된 사업이 멈출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현 상태를 진단했다.
이어 “항간의 오해처럼 멀쩡한 사업을 잔인하게 깎거나 없애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멈춰 서게 된 민생 사업을 단 하나라도 더 살려내기 위해 응급 수술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도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임 지사들의 무분별한 기금 사용과 연속 5차례에 걸친 지방채 발행을 지목했다. 추 지사는 “빚으로 인해 발생하는 하루 이자만 3억원에 달하고 내년에는 하루 4억9000만원으로 늘어난다”며 “실상을 사전에 알리고 연착륙 대책을 세웠어야 했는데 이 상태로 넘겨받았기에 도민께 투명하게 알려 함께 헤쳐 나가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선 7기 이재명, 민선 8기 김동연 등 전임 민주당 출신 도지사들과의 차별화나 대권용 재원 확보설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추 지사는 “사람을 질타하거나 같은 당을 배신하려는 목적이 결코 아니다”라며 “기존 사업을 깎아 돈을 감춰뒀다가 대선용으로 쓰려 한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참 기가 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고 그런 야바위 같은 것은 일생 해본 적이 없다. 의심스러우면 다 오시라, 자신 있게 보여드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규모 감액 추경안을 두고 800억원 규모의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마찰을 빚고 있는 도의회를 향해선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추 지사는 “도의원들이 선거구에서 느끼는 애로는 이해하지만, 800억원을 늘려주는 것은 결국 빚을 더 내고 지역개발기금을 또 털어 쓰자는 것”이라며 “이번 추경에서 겨우 갚기로 한 500억원을 상환해야 시·군이 낡은 도로와 교량 등 위험 인프라를 보수할 수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추 지사는 단기 처방을 넘어 구조적 재정 분권 해법으로 지방소비세율의 단계적 인상과 법인세 국세분의 5%를 광역지방세로 배분, 소방 관련 국비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지난해 제정된 뒤 방치됐던 ‘재정건전화 조례’를 가동할 것을 지시하면서 기획조정실을 중심으로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하고 재정건전화위원회를 궤도에 올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