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0만원이던 무명 송은이 33년 뒤…은행 경고 무시하고 버틴 결과

주식 열풍 속에서 단 한 번도 계좌를 깨지 않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무서운 생존 방식

공격적인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기로 거액을 벌었다는 뉴스 대신, 무려 33년 동안 단 한 번도 계좌를 깨지 않고 묵묵히 저축을 이어온 방송인 송은이의 사연이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좇는 대다수 투자자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호소하는 요즘, 월급 20만원이던 1993년에 가입한 연금저축의 누적 수익률이 30%대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란한 기술이나 복잡한 종목 분석이 없어도 오랜 시간 제 자리를 지켜온 원칙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월급 20만원의 무명 시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 33년 뒤 어떤 결과로 돌아왔을까. 비보티비 공식 인스타그램 

송은이는 이 상품을 사회초년생 시절에 시작해 수십 년의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의 고금리 환경에서 출발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저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이 반복되는 거시경제의 소용돌이를 모두 거쳐 온 셈이다. 금융 환경이 급변하고 화폐 가치가 흔들리는 과정에서 은행 측으로부터 수차례 해지 권유를 받았음에도 송은이는 원금을 지키며 계약을 이어왔다. 가입 당시의 고금리 혜택은 시간이 흐르며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되어 현재는 10%대 수준의 이율이 적용되고 있으나, 장기간 누적된 복리 효과와 안정적인 유지 성향이 결합하여 30%가 넘는 누적 수익률을 만들어냈다. 다만 누적 수익률은 가입 기간 전체의 수익을 나타내는 것으로, 연평균 수익률과는 다르다. 

 

1990년대는 시중 은행 예적금만으로도 상당한 자산 증식이 가능했던 마지막 시기로 여겨진다. 이후 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과거의 고금리 상품은 금융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었고, 많은 이들이 중도 해지를 선택하거나 새로운 자금처로 이동했다. 그러한 유혹 속에서 수십 년간 단 한 차례의 이탈 없이 계좌를 유지했다는 점은 일종의 성실한 인내에 가깝다. 변동성이 지배하는 현대 자본 시장에서 운에 기대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는 태도가 얼마나 희소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란한 투자 비법 대신 묵묵히 쌓여온 시간, 변동성의 장벽을 견뎌낸 단단한 자산의 궤적. 픽사베이 이미지를 활용한 연출컷

다만 이러한 성과를 두고 일각에서 막대한 자산을 축적했을 것이라 추측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 선을 긋고 있다. 송은이는 해당 상품의 가입 목적이 거액의 수익이 아니라 세제 혜택과 기초적인 노후 대비를 위한 것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납입 원금의 규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상품 하나로 완벽한 노후가 보장되었다는 평가는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거창한 자산가로 포장되는 것을 경계하며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하는 태도는 재테크를 대하는 시선에 현실적인 무게감을 더한다.

 

이와 같은 철학은 그가 걸어온 일과 삶의 궤적과도 일맥상통한다. 방송인으로 데뷔해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치고, 이후 방송사 프로그램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콘텐츠 제작사 ‘컨텐츠랩 비보’와 매니지먼트사 ‘미디어랩 시소’를 설립해 자립한 과정은 재테크의 루틴과 다르지 않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고 미디어 생태계가 요동치는 동안 트렌드에 휩쓸려 무리한 확장을 감행하기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작은 기획을 꾸준히 쌓아 올려 덩치를 키워왔다. 매일의 성실함으로 조직의 기반을 다져온 경영자로서의 책임감은, 수십 년간 적금을 깨지 않고 납입해 온 습관과 맞닿아 있다.

방송 제작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로서 매일의 축적을 성실하게 쌓아 올린 책임감의 무게. 유튜브채널 ‘VIVO TV-비보티비’

그럼에도 이 소식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순한 금융상품 가입을 넘어 자산을 다루는 자세와 장기적인 운용의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장기 운용의 핵심은 종목 선정이 아니라 시장의 흔들림 속에서 이탈하지 않는 지속성에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연금저축 통계에서도 펀드와 ETF를 중심으로 한 장기 적립식 상품의 비중과 가입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소득세법 개정 이후 세액공제 혜택이 넓어지면서 전 연령대에 걸쳐 장기 저축을 통한 관리의 필요성이 보편적인 생활 양식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연금저축은 단순히 세금을 아끼는 도구를 넘어,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나 방송인 같은 직업군에게 안전판 역할을 한다. 당장의 시세 차익을 노리는 단기 주식 투자나 가상자산에 눈을 돌리는 대신, 세액공제와 과세이연이라는 법적 울타리 안에서 원금을 굴려가는 방식은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강력한 생존 전략이다. 국가가 제공하는 제도적 혜택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긴 호흡으로 자산을 다루는 모습은, 일확천금을 좇는 대중에게 명확한 실천의 지침을 건넨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제 자리를 지켜온 평범한 인내가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생존의 증거. 픽사베이

결국 송은이의 사례는 시대를 관통하는 저축의 본질을 보여준다. 거액의 자본이나 특별한 정보가 없어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을 수십 년간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곧 객관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자극적인 수식어나 단기간의 기회에 기대지 않고 흔들림 없이 제 갈 길을 걸어온 한 방송인의 행보는, 불확실한 경제 환경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요행 없는 성실함이 무엇인지를 가감 없이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