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국비 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정 예산 등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압박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충북도의회는 22일 제437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건설농림위원회가 제안한 ‘농어촌 기본소득 국비 분담률 상향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에서 정부와 국회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국비 분담률을 80%로 상향하고 재원 분담 기준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할 것 등을 촉구했다.
현재 충북에서는 옥천군이 1차, 보은군이 2차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시행 중이다. 정부는 애초 ‘40%, 30%, 30%(국비·도비·시군비)’ 구조였던 분담률을 2027년도 예산안에서 ‘국비 50%·도비 25%·군비 25%’로 조정됐다. 지방재정 부담 완화 등을 위해서다.
현장의 재정 셈법은 복잡하다. 도의회에 따르면 보은·옥천 두 곳만 해도 농어촌 기본소득 총예산은 올해 1144억원, 내년에는 3341억원(괴산, 단양, 영동 모두 추가됐을 때)으로 규모가 대폭 늘어난다. 다음 달로 예정된 3차 공모에서 추가 선정될 경우 충북도가 감당해야 할 도비 소요액은 현재 350억원에서 1곳 추가 시 548억원, 2곳 추가 시 715억원 등으로 불어난다.
도의회는 이런 재정 구조는 도내 농업 예산에도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올해 도 농정국 세출예산이 지난해보다 213억원(4.12%)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농정 예산의 7% 정도를 차지한다. 감액 대상은 축수산과(-23.21%), 농식품유통과(-17.34%) 등의 예산을 꼽았다.
도의회는 △정부의 국비 지원 비율 80% 상향 △본사업으로 전환 시 지방비 부담이 고착하지 않도록 재원 분담 기준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 △농어촌 기본소득이 다른 농업인 지원사업의 재원을 잠식하지 않도록 별도 재원 확보 및 농업 분야 국고보조율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채택된 건의문은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각 정당 대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 기획예산처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에 보낼 예정이다.
박병천 충북도의회 건설농림위원회 위원장은 “농어촌 기본소득은 정부의 시혜가 아니라 국가가 농어촌의 존속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라며 “이 사업이 충북 농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제도로 자리 잡을 때까지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응답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