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인명사고 88% 취약지역 밖서 발생

2025년 산림청·행안부 자료 보니

여름 집중호우 맞물려 피해 가중
취약지 9년 사이 1.6배 가량 확대
경북 6919곳 최다… 강원·전북 順
민주 이재관 의원 “AI 활용해야”

지난해 7∼8월 집중호우와 맞물려 최근 10년간 산사태로 가장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그중 88%는 ‘산사태취약지역’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취약지역 지정 및 관리 등 산사태 예방·대비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실이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산사태 2637건 중 2393건(90.7%), 인명 피해 17명 중 15명(88.2%)이 산사태취약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다. 경남 산청군에서 12명, 경기 가평군에서 5명이 숨졌다. 집중호우에 태풍까지 겹쳤던 2023년 산사태 사망자 수(13명)보다 4명 많다. 지난해 나머지 산사태 244건, 인명 피해 2명은 산사태취약지역에서 일어났다.

산사태취약지역이란 ‘산림재난방지법’상 산지가 일시에 붕괴되는 ‘산사태’, 산지나 계곡에서 물과 섞여 급속도로 유출되는 ‘토석류’로 인해 인명·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다.



우선 산림청이 산사태위험지도 등을 토대로 위험 지역을 추출해 실태 조사가 필요한 대상지를 가려내기 위한 기초 조사를 한다. 기초 조사 대상지는 ‘산사태 등 발생 우려지역 조사 및 취약지역 지정·관리 지침’에 따라 산사태위험지도 1·2등급 분포 지역, 산지 연접 인가 존재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등이다. 이어 지방산림청과 지자체들이 실태 조사, 토지 소유주 의견 수렴 등 절차를 밟는다.

지방산림청과 지자체들은 산사태취약지역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거나 나무 등 식물을 식재하는 ‘사방 사업’을 다른 지역에 우선해 시행해야 한다. 연 2회 이상 현지 점검, 보수 등 안전조치와 함께, 필요시 시설·토지 사용 금지 명령을 하게 된다.

산사태취약지역은 최근 10년간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말 기준 3만4072곳으로, 2016년 2만1406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9년 사이 1.6배가량 늘었다. 그중 2만8605곳은 지자체, 5467곳은 지방산림청이 지정해 관리 중이다. 지자체 소관인 산사태취약지역을 살펴보면 지역별로 경북이 6919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강원(3312곳), 전북(2728곳), 전남(2646곳) 등 순이다.

산림청은 올해 ‘산림 재난 방지 시행 계획’에서 산사태취약지역을 확대하고 관리를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전 기초·실태 조사를 확대해, 올해 말 기준 산사태취약지역을 3만6000곳 정도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산림청은 또 내년까지 인공지능(AI)을 통한 산사태위험지도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관 의원은 “AI를 활용해 강우량, 인구 분포 등을 실시간 반영하고 새롭게 위험이 커진 곳은 산사태취약지역에 즉시 포함해야 한다”며 “위험이 해소된 곳은 재평가해 해제하는 등 산사태취약지역을 탄력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