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대행에 이정현… 법무부 “공소청 출범 준비” [검찰청 폐지]

대검 차장에 李 수원고검장 임명
검찰청 폐지 등 현안 대응 목적

대북송금 수사 사과 등 이력 놓고
檢 내부 “자발적 공소취소 할 인물”

다음달 2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공석이 장기화하고 있는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할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이정현(58·연수원 27기·사진) 수원고검장이 임명됐다. 지난 7월31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구자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한 지 2개월여 만이다. 검찰 내부에선 이 신임 차장의 이력을 거론하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법무부는 “대검 차장검사의 사직으로 인한 공백 해소와 차질 없는 공소청 출범 준비를 위해 23일자로 전보 인사를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시스

전국 검사를 이끄는 검찰 수장 자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 사퇴한 이래로 줄곧 비어 있다. 이후 노만석 전 대검 차장에 이어 구 차장이 직무대행으로 검찰을 이끌어왔으나, 구 차장까지 사의를 표명한 뒤로는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아왔다.

 

법무부의 이날 ‘원포인트 인사’는 검찰총장뿐만 아니라 법무부 장관 공석 상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다음달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등 산적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신임 차장은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고려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1998년 서울지검 북부지청(현 서울북부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광주지검 부장검사였던 2018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5·18 민주화운동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때인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재직할 당시엔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지휘했다. 한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 전 기자는 재판에 넘겨졌지만 2023년 1월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같은 해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맡는 등 중용됐으나,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이후 이재명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해 11월 수원고검장으로 승진했다.

대검찰청 차장에 이정현 수원고검장. 수원고검 제공

검찰 안팎에선 이 신임 차장 임명이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등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의 공소취소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공소청 개청 직전 검찰 수장 역할을 맡는 만큼, 유력한 초대 공소청장 후보군이 되기 때문이다.

 

이 신임 차장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청문회에서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대해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객관 의무’를 운운하며 죄 없는 검사들(수원지검 기피신청 관련)의 징계를 주도하셨던 분”이라며 “이분이라면 (법무부) 장관이 지휘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약 두달만에 사표가 수리된 구 대행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퇴임사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해 “검사제도의 근간을 훼손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보다, 조금 더 냉철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봐 달라”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