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서 “北 대화 복귀” 촉구 “대만해협 일방적 현상변경 반대”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中 견제도
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 수장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며 기존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세 장관은 지난 7월7일과 22일에도 3자 회담을 가졌지만,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지난해 9월22일 이후 1년 만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갖고 있다는 등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상황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명시한 점이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연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세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다. AP연합뉴스
성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 창출 지원 금지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도 강조하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1년 전 공동성명과 동일한 표현이지만, 그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에도 불구하고 3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의 정책 목표로 유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열린 회의인 만큼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는 내용도 비중 있게 담겼다. 3국 장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위한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양안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며 외부 개입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세 장관은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며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반영된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남중국해에서 광범위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 등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과 공급망을 중심으로 경제안보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