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알래스카 LNG ‘안갯속’… 韓·美, 조건 싸움 치열

원전 수출 걸림돌인 ‘IP’ 문제
웨스팅하우스 지분 놓고 이견
이르면 10월 IPO 추진도 변수
8기 이상 건립안 접근 알려져
알래스카 LNG, 상업성 논란

대미 전략투자의 2·3호 사업으로 거론되는 미국 내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원전은 한·미가 최대 1200억달러를 투입해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포괄적 협력 틀을 마련했지만 부지와 사업구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알래스카 LNG는 투자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고 상업성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두 사업 모두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이날 재경위는 비공개로 정부로부터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 보고를 받았다. 뉴스1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날 정부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상대로 한 대미투자 방안 보고에서 2호 투자 사업으로 유력한 원전 개발사업과 3호 투자 사업으로 유력한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명시적으로 투자가 확정됐다는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업 모두 계속해서 주요 투자 사업으로 언급됐던 만큼 이 같은 반응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내 원전 개발 사업에선 웨스팅하우스 모델 6기와 한국형 2기로 구성하는 방안을 놓고 양국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미국 내에 대형원전을 8기 이상 짓는 방안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기업의 진출 가능성도 언급된다. 원전 개발 사업에서 양국 간 견해차가 가장 크게 돌출되는 부분은 웨스팅하우스 지분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5∼10% 내외로 지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가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높게 받으려는 이유는 웨스팅하우스가 한국 원전에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IP)이 수출 상황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체코 원전 수출 당시 한국 측은 웨스팅하우스에 로열티(기술 사용료) 지급 등의 목적으로 원자로 1기당 8억2500만달러를 지급하도록 계약한 바 있다.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비공개 보고에서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확보해도 의결권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전업계에서는 지분과 의결권은 상관이 없다는 인식도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지분을 투자한다고 해서 지재권 문제가 해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별도의 협의는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분을 차지한다고 해서 경영 사항에 완전히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알래스카 LNG 투자 사업은 양국 협상 과정에서 가장 진척도가 늦어지는 사업으로 전해진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 북단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파이프라인으로 남부까지 옮긴 뒤 액화해 수출하는 구상을 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총사업비가 최소 445억달러(약 59조원)로 추산되는 데다 일부 구간은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등 혹한의 환경에서 공사를 진행해야 해서 상업성 논란이 계속되어왔다. 김 장관도 해당 사업을 ‘하이 리스크’ 사업이라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강한 요구가 이어지면서 일정 부분에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협상상황을 알고 있는 한 정부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2차와 3차 사업은 (실행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