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부캉이’ 바다로 못 가나, 안 가나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 체류

출구 못 찾았을 가능성 제기
“먹이 풍부… 계속 머무를 수도”
상어 보려고 하루 1만명 몰려
추석연휴기간 구름 인파 걱정
市, 비상근무… 야간 출입 통제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들어온 상어, 일명 ‘부캉이’가 엿새째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고 있다. 해경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외해로 유도하려 했지만 같은 구간을 맴도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왜 바다로 돌아가지 않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로 구조 때문에 출구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과 먹이 등 수로 안의 환경이 생각보다 좋아 머물고 있을 가능성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지난 18일에 이곳에서 처음 발견된 상어는 친수공원 수로를 맴돌면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상어 출몰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냈지만 주말을 맞아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연합뉴스

23일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발견된 길이 3~4m의 상어는 엿새째 수로 안에 머물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출구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북항 수로는 길이 1.6㎞, 폭 30~60m, 수심 2.5~4m로 비교적 직선 형태이지만 바다로 이어지는 양 끝부분이 살짝 휘어진 구조다. 상어가 수로 끝까지 이동했다가 외해로 빠져나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 다시 돌아오는 모습도 관찰됐다. 수과원과 해경이 외해 쪽으로 상어를 유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상어가 단순히 길을 잃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로 안에 숭어와 전갱이 등 먹잇감이 있는 데다 상어는 후각·청각·시각 등 감각기관이 발달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먹이가 충분하고 서식환경이 나쁘지 않아 굳이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구 부경대 교수(자원생물학)는 “상어가 먹이를 쫓다가 북항에 들어왔을 수도 있고, 막상 들어와 보니 북항에 먹이가 풍부하고 경쟁자나 다른 포식자가 없어 주변 환경이 좋아서 계속 머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계속 머무를 수도 있다”며 “새끼를 낳아 포식자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자신의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부상을 당해 회복할 때까지 머무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부캉이의 건강 상태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수로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장기간 머물 경우 정상적인 포식활동이나 이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어 관계기관은 상어의 움직임과 건강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관계기관은 당분간 인위적으로 포획하기보다 스스로 빠져나갈 시간을 주기로 했다. 무리하게 몰아내는 과정에서 상어가 다치거나 작업자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건강 상태가 악화될 경우 선박이나 그물 등을 이용해 외해로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문제는 추석 연휴다. 상어를 보기 위해 하루 1만명 안팎의 인파가 북항 친수공원으로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하루 50명 안팎의 비상근무 인력을 배치한다. 제4·5보도교와 수변부를 중점 관리하고 해경·소방도 순찰에 나선다. 인파가 몰리면 구간 진입을 제한하거나 퇴장을 유도하고하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수로변 출입 통제도 이어간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안전사고 등) 관계기관 대책 회의를 해 시민이 좋은 추억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캉이가 왜 북항 수로를 떠나지 않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출구를 찾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먹이와 주변 환경이 좋아 수로에 머물고 있는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관계기관은 당장은 상어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건강 상태와 시민 안전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