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LDM·울쎄라급’…의료기기야, 뷰티기기야? 소비자 ‘혼란’

‘가정용 LDM’·‘써마지 원리’ 등 의료기기 연상 표현 잇따라
의료기기 연상시키는 홈뷰티 광고 '주의'

피부과 등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의료기기 이름이나 기술 용어가 가정용 뷰티기기와 화장품 마케팅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정 장비나 기술을 지칭하던 용어가 일반 소비재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실제 의료기기와 유사한 성능이나 효과를 기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케어 시장에서 피부과 시술이나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기술명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생성 AI 이미지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케어 시장에서는 피부과 시술이나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기술명을 제품 설명이나 광고에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LDM(Local Dynamic Micro-massage)’은 피부과 등 의료 환경에서 사용되는 장비 명칭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가정용 뷰티기기에서도 ‘가정용 LDM’, ‘LDM 홈케어’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장비인 ‘울쎄라’를 겨냥해 ‘울쎄라급’, ‘집에서 하는 울쎄라’ 등의 표현을 사용하거나, 고주파(RF) 관련 가정용 기기에 ‘써마지 원리’, ‘써마지급 효과’ 등을 내세우는 사례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표현이 소비자에게 실제 의료기기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술 용어의 범용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로 보고 있다. 의료기관이나 전문 시술 영역에서 구체적인 의미를 갖던 용어가 소비재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제품 간 기술적 차이와 사용 범위가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의료기기법에 따르면 비의료기기에 의료기기와 유사한 성능이나 효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못 인식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의료기기가 아닌 제품의 외장·포장·첨부문서에 이 같은 내용을 표시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뿐 아니라 해당 제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진열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황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일반 미용기기 홍보에 있어 의료기기의 브랜드 명칭 및 의료기기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제품명이나 광고에 사용하는 경우, 일반 미용기기 자체가 의료기기로 분류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무허가 의료기기를 판매한 것에 해당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광고 자체에도 규제가 적용된다. 의료기기법은 의료기기의 명칭·제조방법·성능·효능·효과 또는 원리에 관한 거짓·과대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홈뷰티 시장이 확대될수록 의료기기와 일반 미용기기 사이의 차이를 소비자가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제품의 성격과 사용 범위를 구분해 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장비나 시술명을 단순히 차용하는 방식의 마케팅이 확산될 경우 시장 전반의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변호사는 “의료기기 업체가 브랜드 명칭 등을 상표로 등록한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고, 상표를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도 의료기기 업체가 쌓아온 브랜드 가치나 임상적 신뢰도에 무단 편승하는 것”이라며 “이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