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6개월 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1.2%가량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 인상 충격이 시차를 두고 주택시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서울 주택 매입 시 대출 의존도가 23%를 넘어서며 차주의 상환 부담과 금융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23일 발표한 ‘금리 상승기 주택시장 변동성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1999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금리 변화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대상 기간 중 금리 상승국면은 7회(144개월), 하락국면은 7회(184개월)였다.
◆ 금리 인상 충격, 6개월 뒤 ‘정점’ 찍고 하향 안정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금리 상승국면에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 충격이 가해졌을 때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6개월 뒤 1.2% 떨어져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이어 12개월 후에는 1.1%, 24개월 후에는 0.9%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는 6개월 뒤 0.5%, 12개월 뒤 0.9%, 24개월 뒤 1.2% 하락해 시차가 지날수록 누적 하락 폭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기준금리뿐 아니라 시장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변화가 주택 가격과 거래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 임대보증금 줄고 대출 급증... 서울 주택 매입 빚 의존도 23.6%
주택 가격 하락과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는 취약차주의 연체 가능성을 키우는 뇌관으로 지목된다. 특히 서울 주택 매입 자금 구조에서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급격히 불어난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연구원이 서울 주택 매입자금 조달 구성을 분석한 결과, 임대보증금 비중은 2021∼2022년 27.1%에서 2023∼2025년 16.1%, 올해 1∼4월에는 6.6%로 급감했다. 반면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15.7%에서 22.6%, 23.6%로 확대됐다.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주택가격 하락과 가계 상환 부담이 맞물릴 경우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져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원은 “금융기관 대출뿐 아니라 정책금융, 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전세보증금, 증여 및 가족 간 차입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한 주택시장 자금 유입을 점검하고 특정 경로를 통해 과도하게 자금이 유입돼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