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돼지고기와 실속형 건강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와 사과·배, 햄·식용유 세트 등 전통적인 명절 선물이 여전히 주류지만, 예산과 받는 사람의 생활방식까지 고려해 선물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면서 선택지도 넓어졌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실적을 보면 축산 선물세트 가운데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전체 축산 선물세트 판매량 중 돼지고기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7%로 4%포인트 상승했다. 이마트에서도 8%에서 11%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한우 비중은 46%에서 43%로 낮아졌다.
롯데백화점에서는 10만원 안팎의 돼지고기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면서 돈육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증가했다. 가격 부담이 큰 한우 대신 돼지고기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을 낮춘 농산물과 건강 관련 선물도 강세를 보였다. 이마트의 인삼·더덕·건버섯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43% 증가했다.
이마트 측은 지난해에는 인삼 10만원 이상, 더덕 5만원 이상 상품이 중심이었지만 올해 3만~5만원대 상품을 늘린 것이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3만원 미만 건강기능식품 매출도 지난해보다 38% 늘었다.
고가인 한우 선물에서는 한 번에 먹기 좋은 소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현대백화점의 전체 한우 선물세트 매출 가운데 부위별로 200g씩 포장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2%로 집계됐다. 2021년 25%, 지난해 34%에 이어 상승세다.
현대백화점은 1~2인 가구가 늘면서 한 번에 먹을 만큼씩 나눠 포장한 상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전통 문양을 활용한 생활용품 선물세트도 눈길을 끌었다. LG생활건강이 올해 처음 선보인 K자개 올케어세트는 롯데마트 퍼스널케어 선물세트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샴푸와 치약 등의 패키지에 자개 무늬를 적용한 제품이다.
특히 안산점과 서울역점, 영종도점, 제주점 등 외국인 고객이 많은 점포에서 판매가 두드러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안산 지역에서 중소기업들이 직원 선물용으로 한 번에 10~20개씩 구매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주류 선물 수요도 크게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와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166%, 롯데백화점의 주류 매출은 85% 증가했다.
올해 추석 선물 시장에서는 돼지고기와 저가 건강식품처럼 가격 부담을 낮춘 상품의 판매가 늘면서도, 와인과 전통 문양 제품처럼 개인의 취향과 특성을 고려한 상품도 함께 호응을 얻었다. 가격만 낮추기보다 예산 안에서 받는 사람에게 맞는 선물을 고르려는 소비 흐름이 뚜렷해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