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서 “신천지 안다녀” 거짓 증언했는데 무죄…왜?

재판에서 한 증언 내용이 다소 오류가 있더라도 단순한 의견에 그친다면 위증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위증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 뉴시스

A씨는 과거 신천지 교회에 다니며 지인인 B씨에게 교회에 함께 다니자고 제안했다. 이후 B씨는 신천지 교회에 다니면서 자신의 남편이었던 C씨와 불화가 생겼다.

 

이에 C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씨가 신천지 전도책이니 조심하라는 글을 올리고, A씨의 가게를 찾아가 주변인에게 A씨에 대해 묻기도 해 각각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았다.

 

A씨는 두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과거에는 신천지 교회에 다녔지만, 지금은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 교회에 다닌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를두고 검찰은 A씨가 신천지 위장교회를 다니면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무죄로 판단했으나, 2심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무죄 취지로 뒤집었다. A씨의 발언이 교회의 종교적 성격에 대한 주관적 평가나 의견을 말한 것에 지나지 않아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증인의 진술이 경험한 사실에 대한 법률적 평가이거나 단순한 의견에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위증죄에서 말하는 허위의 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는 법리를 들었다. 또 경험한 사실에 기초한 주관적 평가나 법률적 효력에 관한 견해를 부연하는 과정에 다소 오류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A씨의 진술에 대해선 “현재 다니는 교회가 신천지가 아니라는 자신의 평가나 의견을 전제로 증언한 것이라 이해할 수 있고, 이는 교회의 종교적 성격에 대한 주관적 평가·의견을 말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과거 경험한 사실을 허위로 진술한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선 사인(일반인)이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의 증거능력도 문제가 됐다.

 

2심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카카오톡 대화는 C씨가 B씨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A씨와 B씨의 대화 내용이었는데, C씨가 고소장에 첨부해 수사기관에 제출됐다. 이를두고 B씨가 낸 진술서에는 “C씨가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고 동의 없이 카카오톡 대화를 유출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대법원은 “진술서에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된 것인지 의심을 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수사관이 아닌 제3자에 의해 수집된 경우 해당 증거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됐다거나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이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 보호이익보다 우월하다는 점에 관해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