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23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과 5년물 금리가 19년만에 장중 최고치로 올라섰다. 미국 주택대출 평균 금리는 7%대를 돌파하며 2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데다 국채 금리마저 고공행진하면서 주식 시장에 부담이 더해질 전망이다.
금융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전날 대비 0.17%포인트 상승한 5.139%를 기록했다. 2007년 7월6일(5.187%) 이후 장중 최고치다.
5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0.20%포인트 가량 오른 5.036%까지 상승하며 2007년 7월9일(5.040%) 이후 장중 최고를 기록했다. 5%대 금리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이어졌던 2023년 당시 고점인 4.99%도 넘어선 수준이다.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발표된 S&P 글로벌의 9월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예상보다 강한 경기 확장세를 나타내자 급등하기 시작했다. 9월 미국 종합 PMI 예비치는 58.4로, 8월의 56.0에서 2.4포인트 상승해 2021년 7월 이후6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글로벌은 강한 경기 확장세와 함께 심각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인력난, 미완료 주문 증가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최근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잇따라 나와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추가적인 통화정책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바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시기에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도록 하려면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미 재무부의 5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것도 국채 금리를 추가로 끌어올렸다. 미 재무부는 이날 700억달러 규모의 5년물을 5.033%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2006년 6월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5년물 입찰 금리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7%를 넘어 2년여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30년 만기 고정주택담보대출 평균 계약 금리는 15bp(베이스포인트·1bp=0.01%포인트) 상승한 7.12%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0년 만기 주택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마지막 시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후 며칠 지나지 않은 2025년 1월 말이었다. 주택대출 금리 상승은 주택 구매자의 월 상환 부담을 키워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주택 구입을 미루는 요인이 된다.
국제 유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전장 대비 3.83달러(3.86%) 오른 배럴당 103.0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날 배럴당 99.25달러로 떨어져 지난 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100달러선을 회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종가는 전장 대비 1.64달러(1.81%) 오른 배럴당 92.16달러로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16일 이후 첫 반등이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유가를 밀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