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중동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에서 승조원 8명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항모전단은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고강도 전투작전을 수행하면서 286일간 바다에 머물렀고, 6개월 넘게 기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훙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키어스틴 질리브랜드(민주·뉴욕)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링컨 항모전단의 배치 시작 이후 총 8건의 자살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링컨호 승조원뿐 아니라 항모 항공단, 항모전단 및 구축함전대 참모진, 호위 구축함, 탑재 항공대대 등 항모전단 전체에서 발생한 사례를 합친 것이다. 카오 대행은 해당 배치 기간 자살로 사망한 장병은 없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전쟁부) 통계에서 2024년 기준 미 해군 현역 병사 33만7000명 중 356명이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집계된 것을 비춰볼 때 링컨 항모전단에서의 자살 기도 발생비율은 전체 해군에서의 발생 비율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링컨 항모전단에는 통상 총 6000∼7000명의 대원이 승선한다. 다만, 한 현역 장교는 작전에 배치되는 항모전단에서의 자살 발생 건수는 연간 1∼2건에 불과하다며 “8건은 대단히 높은 숫자”라고 CNN에 설명했다.
링컨호의 장기간 작전은 미 해군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이었다. 링컨호는 지난해 11월 배치를 시작한 뒤 286일간 바다에 머물렀으며, 지난 2일 태국 라엠차방항에 입항한 것이 배치 이후 첫 정식 기항이었다. 미 해군에 따르면 당시까지 약 7개월 동안 중부사령부 작전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미군 전문지 성조지(Stars and Stripes)는 링컨호가 태국에 입항하기 전까지 208일 연속 바다에서 작전을 수행했으며, 이 가운데 200일은 전투지역에 해당했다고 보도했다. 링컨호는 당초 오는 5월쯤 배치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이란과의 전쟁 상황이 이어지면서 임무가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장기간의 전투작전으로 인해 승조원들의 사기와 생활 여건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CNN은 앞서 링컨 항모전단 소속 장병 2명이 최근 몇 달 사이 함정에서 바다로 뛰어들었으며 모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카오 대행도 서한에서 지난 3월 한 장병이 바다로 뛰어내리려다 동료들에게 제지됐고, 지난 8월에는 항공단 소속 장병 한 명이 실제로 바다에 떨어졌다가 곧바로 구조돼 치료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