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사필귀정이라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법원장의 입장문을 받아쓰는 복사기 수준”이라고 24일 맹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 이용우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사필귀정’이라며 연일 옹호하고 나섰다”며 이처럼 날을 세웠다.
이어 “헌법이 정한 대법관 임명권은 대통령의 권한이지, 대법원장이 올린 이름에 도장을 찍는 요식 절차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임명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 새 후보를 제청하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청하면 무조건 임명하라’는 것은 사법부 독립이 아니라 사법부의 독주”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사상 초유의 ‘대법관 임명 거부’ 사태를 만든 장본인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대법원장의 적법한 제청을 걷어차고 입맛에 맞는 인사를 다시 내놓으라는 것은 명백한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주장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청와대의 적반하장은 목불인견”이라며, “‘공소 취소’와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사법부를 결재 도장이나 찍어주는 하부 기관으로 전락시키려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사필귀정’이라면서 그는 “위헌적인 재제청 압박을 즉각 거두라”며 “헌법이 정한 순리대로 이미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을 국회로 넘기는 것만이 유일한 결자해지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법관 제청 갈등은 올해 1월21일 후보추천위원회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한 뒤부터 이어졌다.
통상 청와대와 사법부가 물밑 합의를 거친 뒤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제청하는 게 관례였는데, 적임자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대법관 공백 상황이 길어지자 조 대법원장은 결국 지난달 18일 관행을 깨고 합의가 안 된 손봉기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이에 청와대는 열흘 뒤인 28일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다만,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에는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으므로 재제청에 응할 수 없다는 게 조 대법원장의 입장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