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만원 벌어 230만원 빚 갚으면?…연체보다 먼저 줄어드는 건 따로 있었다 [숫자 뒤의 진실]

DSR 46% 넘긴 부채 가구 11.1% 지출 축소 직면
저소득 1분위 취약 차주 14.5% 전년比 홀로 급증
빚내서 집 산 가구 가족간 연체 전이율 8.8% 달해

한국은행 분석 결과,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이 46%를 넘는 가구부터 소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이 46%를 넘으면 가계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월소득 500만원인 가구라면 매달 원리금으로 230만원을 갚는 수준이다. 게티이미지

2025년 기준 빚이 있는 가구의 11.1%(약 9가구 중 1가구)가 이 선을 넘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서는 이 비중이 14.5%로, 2021년(11.4%)보다 3.1%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최근 BOK 이슈노트 ‘가구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에서 이 결과를 공개했다. KCB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주소지가 같은 사람을 한 가구로 묶어, 206만 가구(전체 모집단의 9.2%)의 부채·자산·소득·지출을 월별로 추적한 자료를 활용했다.

 

◆DSR 46% 넘어서자 소비 감소

 

DSR이 높아질수록 소비 증가세는 둔화했고, 46%를 넘어서면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월소득 500만원이면 매달 원리금으로 230만원을 갚는 수준이다.

 

소득 1분위의 흐름은 다른 계층과 달랐다. 2024년과 비교하면 2~5분위에서는 이 비중이 모두 줄었지만 1분위에서만 1.4%포인트 늘었다.

 

한은은 저소득 가구의 상환 부담과 소비 여력 제약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하면 취약 가구를 선별해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금리 오르면 저소득층 연체 위험 더 커져

 

금리가 오를 때 저소득층의 연체 위험도 상대적으로 컸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는 시나리오에서 연체자가 있는 차입가구 비율은 3.35%에서 0.27%포인트 올랐다.

 

소득 1분위는 5.45%에서 0.48%포인트, 2분위는 4.38%에서 0.40%포인트, 자영업자·법인대표 가구는 4.47%에서 0.32%포인트 높아졌다.

 

월소득 500만원 가운데 원리금 상환에 230만원을 쓰는 가구를 표현한 이미지.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DSR이 46%를 넘는 구간부터 소비가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집을 사면서 빚을 크게 늘린 가구는 금리 충격에 더 취약했다. 한은은 2023~2025년 주택을 취득한 가구 중 취득 후 소득 대비 원리금 부담이 가장 크게 늘어난 상위 10%를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로 분류했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들의 12개월 뒤 연체확률은 0.81%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2025년 말 주택보유가구의 실제 연체비율이 2.01%인 점에 비춰 작지 않은 폭이라고 평가했다.

 

◆한 명 연체하면 다른 가족 연체 확률 8.8%

 

가구 안에서 연체가 옮겨갈 가능성도 확인됐다.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에서 1명이 연체하면 12개월 안에 다른 가구원이 연체할 확률은 8.8%로, 기존 주택보유가구(4.6%)의 1.9배였다.

 

한국은행은 금리가 올라도 차입가구 전체의 연체율은 대체로 안정적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빚을 많이 내 집을 산 가구의 연체 위험과 가족 간 신용위험 전이, 저소득 가구의 상환 부담은 계속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에 따른 연체 위험은 실제 금리 전망이 아닌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다.